공무원 1인 2PC 사용정책 “녹색성장 역행”

파이낸셜뉴스       2009.04.06 22:37   수정 : 2009.04.06 22:37기사원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네트워크(망) 분리사업이 친환경 녹색성장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망 분리사업이란 국가기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가 사용하는 업무용 네트워크와 일반 인터넷 접속용 네트워크를 분리한 뒤 각각 다른 컴퓨터로 네트워크에 접속하도록 하는 사업을 말한다. 일반 업무를 처리할 때는 업무전용 PC를, 인터넷에 접속할 때는 인터넷 접속용 PC를 따로따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1인 2PC를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6일 국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국가기밀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망 분리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07년에 1150대의 PC를 새로 구입했으며 지난해에는 5122대의 PC를 망 분리사업을 위해 신규 구매했다. 또 올해에도 9000여대의 PC를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지난해까지 300억원가량의 예산이 집행됐으며 올해에는 80억원가량의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망 분리, 친환경 정책에 역행

2007년 이전에는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국세청, 방위사업청, 경찰청 등이 망 분리를 실시했으며 지난해에는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질병관리본부 등이 망 분리를 추진해 완료했다. 올해엔 지난달 중순 대통령실이 업무용 내부망과 일반 인터넷망을 분리하는 사업을 완료했다.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소방방재청 등은 올해 망 분리 추진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가 구매했거나 구매하고 있는 PC는 1만5000대가량이다. 여기에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도 각각 16억원과 25억원가량을 책정할 것으로 알려져 약 2만대의 PC가 정부 각 부처에 새로 공급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망 분리정책이 국가기밀 유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PC 사용량만 늘려 결과적으로 친환경 녹색정책에 역행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PC업계에 따르면 PC 1대를 생산하기 위해 1.8t의 화학성분과 화석연료, 물이 필요하며 PC가 작동하는 과정에서 연간 0.1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PC는 보통 3년 정도 사용된 후 쓰레기 매립장에 버려지며 카드뮴과 수은으로 땅을 오염시킨다.

■근본적인 보안대책도 미흡

정부 망과 인터넷 접속 PC를 분리하는 것도 기밀 유출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한 보안업체 관계자는 “정부 망과 인터넷 망 접속용 PC를 분리하면 국가기밀 유출이 차단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몇 대의 PC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PC에 어떤 보안장치나 정책을 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삼성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지사를 운영하면서도 PC의 물리적 분리 없이 한대의 PC에서 업무용 망과 공중망 사용을 병행하고 있지만 전산시스템이 해킹되는 피해를 본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기밀유출 등은 대부분 내부자의 소행이 많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윤석 국회의원은 “정부가 400억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공공기관 전산망 분리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밀유출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며 이번 사업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yhj@fnnews.com 윤휘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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