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접속속도가 뭐기에∼
파이낸셜뉴스
2009.10.26 20:09
수정 : 2009.10.26 20:09기사원문
한국거래소가 일부 증권사와 선물·옵션 거래 체결을 위한 접속 속도 규제를 놓고 홍역을 치르고 있다.
거래소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거래를 하는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 간 주문 체결 속도에 차이가 발생하자 일부 증권사들이 거래소에 강력 항의하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증권 등은 원장을 이관하지 않고 거래소 시스템에 직접 접속해 거래를 하는 6개 증권사들이 외부망을 이용해 거래를 하는 나머지 증권사들에 비해 접속 속도가 빨라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모든 증권사들이 외부망을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접속 방식 외에는 일절 관여를 하지 않던 거래소가 방침을 바꿔 거래소 내부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6개 증권사들에 다음달부터는 외부망을 사용하도록 통보하자 해당 증권사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 거래소는 접속 방식에 대해서만 통제했을 뿐 회선경유 방법, 장비사양, 회선의 종류에 대해서는 회원사의 자율에 맡겨 간여한 바가 없어 이번 조치에 대해 관련업계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원장 이관을 하지 않은 6개 증권사와 선물사들은 이 같은 거래소의 방침에 강력 항의하며 일부 회사는 거래소를 상대로 소송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들 6개 증권사와 선물사들은 KB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부은선물, NH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 KB선물 등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선물·옵션 거래시 접속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을 대신해 거래를 대행해 주는 ‘DMA(Direct Market Access)’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파생상품 거래 비중에서 외국인은 약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주문 속도를 높여 수수료 수익을 확대하는 게 주요 목표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이 같은 접속 속도의 차이는 접속 방식의 차이라기보다 고객 기반과 얼마나 많은 양의 거래를 소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증권사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정당성이 결여됐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원장 미이관 증권사들의 경우 고객 기반이 적어 수익 차원에서 외국계의 주문 요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은 대형사들의 경우 고객 기반이 넓어 외국계들의 요구에 일일이 대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일 뿐이라는 논리다.
따라서 거래소 측이 이번에 조치한 내용은 각 회원사의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체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의 입장만 옹호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일각의 시간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생상품의 특성상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화국을 거치는 것과 그렇지 않은 접속 속도의 차이는 거래소 자체 조사 결과 0.0004초인 것으로 나타나 이 차이가 영업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소 전산시스템 접속시 반드시 전화국을 경유하도록 조치한 것은 관련 근거 규정이 미약해 일부 증권사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선물옵션 접속속도를 둘러싼 증권·선물사 간의 갈등에 대해 거래소가 어떤 솔로몬의 해법을 내놓을지, 또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ktitk@fnnews.com 김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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