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계의 리더 경기고

파이낸셜뉴스       2009.10.26 22:13   수정 : 2009.10.26 22:13기사원문



“서울대는 한 해 5000명이 들어가지만 경기고는 단 500명밖에 못 들어간다.” “다른 고교생들은 경기고를 목표로 공부했지만 경기고생들은 옆자리 학우들을 상대로 경쟁했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명문고를 얘기할 때 경기고를 빼고 말하기는 어렵다. 재계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고는 지난 1900년 10월 ‘관립중학교’로 개교한 이후 109년 동안 수많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했다.

■65회 졸업생 각 분야서 두각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기고 출신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49회)을 필두로 고교평준화 첫 해인 1974년에 입학했던 이동호 대우자동차판매 사장(73회)까지 이어진다.

기수별로 보면 기업인으로서 역량이 가장 무르익는 나이인 59세에 해당하는 65회 졸업생들이 두드러진다.

곽영균 KT&G 사장, 김관수 한화손해보험 사장, 나완배 GS칼텍스 사장,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강정원 KB국민은행장 등 재계를 주도하는 CEO들이 모두 65회 동기생이다.

경기고 출신 CEO들이 주도하는 업종으로는 해운업계를 들 수 있다. 62회 졸업생인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은 올해 초 해운시황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는 선장 역할을 해 오고 있다. SK해운의 황규호 사장과 한진해운의 김영민 사장도 경기고를 졸업했다. 이 둘은 69회 동기동창이다.

■해운·차·화학·철강 등 활약

경기고 출신 ‘막내’ CEO로는 대우자동차판매의 이동호 사장(73회)을 꼽을 수 있다. 이 사장을 비롯해 자동차 업계에는 조충환 한국타이어 부회장(56회)과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64회), 현대차 홍보실장을 역임하며 ‘MK(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그림자’로 불렸던 최한영 현대차 부회장(67회), 이용훈 현대로템 사장(66회), 이형근 기아차 해외영업·기획·마케팅 담당 사장(67회) 등이 포진해 있다.

철강·중공업체 CEO로 활약하고 있는 경기고 출신도 다수다. 9년째 국내 최대 조선사의 수장을 맡고 있는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56회 졸업생이며 공원일 세아제강 사장은 59회다.

자동차용 배터리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는 LG화학의 김반석 부회장(64회)을 비롯해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이의 권영수 사장(71회),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사장(70회) 등 LG그룹 ‘스타’ CEO들도 이 학교 출신이다.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리는 손욱 농심 회장(59회)도 경기고를 빛낸 CEO다. 그는 삼성SDI 사장 시절에 6시그마, 전사적 정보시스템 등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67회, 외환은행 출신의 이기승 현대 U&I 사장은 64회 졸업생이다.

■KT-SKT 등은 재계 ‘라이벌’

경기고 70회 동기인 남중수 전 KT 사장과 김신배 전 SK텔레콤 사장(현 SK C&C 부회장)은 재계의 라이벌로 유명하다. 남 전사장과 김 전사장은 통신업계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금융권에도 경기고 출신 인재가 요소요소에 포진해 있다. 40년 넘게 은행권에서 근무해 온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57회)과 젊은 나이에 국내 최대 투자은행인 산업은행의 수장에 오른 민유성 총재(69회)가 눈에 띈다.
은행권 최초의 40대 행장인 하영구 씨티은행장(68회)과 고교 2학년 때 해외유학길에 오른 강정원 KB국민은행장(65회), 박병원 전 우리금융 회장(67회)도 경기고 출신이다.

아울러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론스타의 유회원 대표(65회)도 경기고 출신이고 변양호 전 금융정책국장은 69회 졸업생으로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와 동기다. 보험 쪽에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64회), 김우진 LIG손해보험 사장(69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68회)이 정통 경기고 인맥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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