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임신한 신혼가구 보금자리 우선권”..해결할 숙제는?
파이낸셜뉴스
2009.12.01 18:29
수정 : 2009.12.01 18:29기사원문
임신한 신혼가구에 보금자리주택을 우선공급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신혼가구의 주거안정과 출산 장려라는 취지는 좋지만 임신사실 증명과 당첨 후 유산 또는 낙태 시 자격의 박탈 여부 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임신한 신혼가구에 보금자리주택 우선 청약기회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해당 부처인 국토부는 관련 내용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지만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표정이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구체적으로 임신기간으로 인정할 기간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산 가능성이 높은 임신 초기를 인정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유산확률이 떨어지는 수개월 후부터 임신기간으로 정하기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자녀의 존재 여부는 주민등록등본 등 공증된 서류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지만 임신여부는 현재 공증할 수 있는 서류가 없다. 따라서 국토부는 병원으로부터 임신증명서 등을 발급받아 제출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임신을 확인해 줄 의료기관의 범위와 증빙서류를 정하는 것도 고민이다. 자칫 절차나 방법이 까다로울 경우 예비 청약자들로부터 비난을 살 수 있어서다.
아울러 의료기관으로부터 임신확인서를 제출받아 청약해 당첨된 뒤 유산되거나 또는 고의로 낙태를 했을 경우 당첨권의 박탈여부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유산된 부부에게 주택입주 자격까지 박탈할 경우 정서상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주택을 우선 공급받은 뒤 고의로 낙태를 하는 경우는 없겠지만 다른 이유로 낙태를 했을 경우 유산과 낙태를 명확히 구분하기 쉽지도 않은 형편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 입장에서는 몇 개월 후 출산을 하면 특별공급권이 부여되는 데 굳이 몇 개월 앞당겨 임신 신혼가구에 우선청약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부담이다.
국토부 관계자도 “보금자리주택이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경우 수혜자를 확대하는 게 좋겠지만 공급이 모자라는 데 특별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신 신혼가구에 대한 주택 우선공급제도가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한데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임신 후 몇 달만 지나면 출산을 통해 우선공급 자격이 부여되는 데 복잡한 절차에다 부작용마저 우려되는 제도를 또 추가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victoria@fnnews.com 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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