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60년, ‘판결문 가로쓰기’ 재판사무 전산화 밑거름

파이낸셜뉴스       2010.01.15 06:00   수정 : 2010.01.14 19:56기사원문

“가로 띄어쓰기 한글전용 판결문을 작성하면 의미를 오해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온다”

지난 1961년 가로 띄어쓰기 판결문이 시행될 당시 대한변호사협회가 주장한 반대 논리였다. 49년여가 지난 현재 이같은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가로 띄어쓰기 판결문으로 인해 훗날 재판사무 전산화에 중요한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최근 사법부 출범 60년이 되는 지난 2008년 9월말까지의 사법부의 조직·운영·재판·행정 등의 변화를 다룬 ‘역사 속의 사법부’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역사 속의 사법부’에 따르면 띄어쓰기를 한 가로쓰기 판결문은 1960년대에 등장했다. 해방 직후 판결문은 한자와 한글을 혼용해 띄어쓰기 없이 세로쓰기 방식으로 작성했으며 한지에 펜으로 작성했다.

조진만 전 대법원장은 1961년 12월29일 ‘법원공문서규칙’을 공포하면서 법원의 모든 문서는 한글로 간명하게 기술하고 정자로 가로 띄어쓰기를 해서 작성토록 했다.

하지만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는 전국대의원대회를 열어 법령이 국·한문 혼용이고, 법률술어는 한자여서 한글로 풀어쓸 수 없으며, 음역도 무의미하고, 괄호 안에 한자를 병기한다면 거의 한자를 삽입하는 결과가 돼 문서가 장황해진다며 반대했다.

또 법원 문서는 내용이 복잡한데 한글로만 작성하면 의미를 오해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고, 막대한 사무 적체가 예상될 뿐 아니라 한글전용은 학술과 문화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시 군에서 숙련된 타자수를 채용해 판결문 타자업무에 종사시키기도 하는 노력 끝에 판결문의 한글전용과 가로쓰기가 성공적으로 정착됐다고 회고했다.

특히 판결문의 한글전용과 가로쓰기는 사건의 신속한 처리에 크게 기여했을 뿐 아니라 훗날 재판사무를 전산화·정보화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됐다고 대법원은 풀이했다.

아울러 한 문장에 사용한 글자수가 평균 394.1자나 되는 장문의 판결문을 짧고 간략한 문장으로 개선하기 위해 2000년대 후반 들어 원심판결의 사실인정과 법률판단을 장황하게 인용하던 관행을 대폭 개선해 법률적인 쟁점에 관해 판단하고 결론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법복도 광복 이후 3차례에 걸쳐 변화됐다. 광복 이후 첫번째 법복은 검은색이었고, 법복의 소매는 폭이 넓고 가슴 부위에 무궁화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하지만 첫번째 법복이 오동나무 꽃에서 무궁화로 무늬만 바뀌었을 뿐 일제의 법복을 모방한 것으로 거추장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1966년 두번째 법복으로 바뀌었다.


두번째 법복은 검은색으로 대학교 학위복장과 비슷했다. 이후 1998년 사법 50주년을 계기로 세번째로 법복이 바뀌었다. 색상은 검은색을 유지했고 법원문양이 들어간 검자주색 양단으로 앞단을 만들어 법복의 품격을 높였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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