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의 영어공용화 선언
파이낸셜뉴스
2010.02.11 17:19
수정 : 2010.02.11 17:19기사원문
포스텍(포항공대)이 오는 3월부터 대학 내 대부분 활동에서 영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영어 공용화 캠퍼스’를 선언하기로 했다. 강의, 논문 작성, 세미나, 회의, 학내 게시물,행정문서 등 9개 분야에서 국어 대신 영어를 쓰겠다는 것이다. 적용 범위를 점차적으로 늘려 3년 안에 영어 공용화 캠퍼스를 완성할 방침이다. 다른 대학들도 영어 강의를 늘리고 외국인 교수를 초빙하는 등 국제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전공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비율이 30% 미만에 그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포스텍의 결정은 파격적이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한국 대학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영어 공용화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외국 학생과 해외 석학들이 한국 대학에서 불편 없이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외국인 학생이나 교수들이 한국대학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언어 문제로 연구나 강의에 어려움을 겪어 국내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어 공용화를 표면적으로 보면 외국인 교수나 학생들의 불편을 덜어주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목표다. 우수한 외국 인력을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글로벌 환경에서 일할 경쟁력 있는 인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포스텍을 본떠 설립된 홍콩과기대가 포스텍을 뛰어넘어 세계적 대학으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영어 공용화가 있다. 영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국내대학의 경쟁력 제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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