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집값 고공행진..분당은 추락
파이낸셜뉴스
2010.04.15 22:08
수정 : 2010.04.15 22:08기사원문
최근 주택시장에서 수도권 남부지역의 대표적인 신도시로 분당∼수서 고속화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경기 성남 분당과 판교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입주 1년째를 맞은 2기 신도시인 판교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 아파트 값이 고공 행진하고 있는데 비해 1기 신도시인 분당은 집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서는 판교신도시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분당은 공동화', 판교는 블랙홀'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남부지역의 주거 중심축이 노후화된 분당에서 판교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판교와 분당의 아파트 가격 차가 더욱 극명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경기 분당과 판교신도시에서 165㎡ 초과 대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각각 2006만원, 3017만원으로 격차가 1011만원까지 벌어졌다. 분당은 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고전하는 데 비해 판교는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는 5월로 입주 1년을 맞는 판교신도시는 주거환경이 갖춰지면서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동판교의 주요 아파트단지인 삼평동 붓들마을 9단지 142㎡는 현재 12억∼13억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서판교의 산운6단지 127㎡는 지난해 말 8억8000만원에서 현재 9억원으로 올랐다.
성남시 삼평동 금토공인 관계자는 "판교는 대기 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호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비해 분당의 아파트시장은 사실상 '패닉' 상태다. 현지 중개업소에는 급매에다 급급매를 알리는 매물이 나붙어 있지만 신분당선이 관통하는 정자역 주변과 59㎡ 안팎의 소형을 제외하고는 매수세가 얼어붙었다. 분당 운중동 강남공인 한 관계자는 "분당의 집을 팔고 판교에 들어가려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춰 급매물을 내놨지만 매수 문의 자체가 없다"면서 "판교 입주에 대한 열망이 커질수록 분당의 기존 아파트 값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당에서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는 서현동 한신삼성 109㎡는 지난 2월 6억7000만원에서 3월 들어 6억원, 이달 현재는 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불과 두 달 만에 1억7000만원, 보름 만에 1억원이 빠졌다. 이 아파트 값은 2006년의 8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반토막 수준이 된 것이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109㎡가 이 가격에 나온 것은 장사를 시작한 후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신도시는 입주 시기에 따라 가치 수준이 차이가 난다"면서 "올해 들어 매매가는 물론 전세가격도 두 도시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