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시계공 外
파이낸셜뉴스
2010.05.12 17:11
수정 : 2010.05.12 17:11기사원문
■눈먼 시계공(1·2권) (정재승·김탁환/민음사)
뇌과학자와 소설가가 함께 손을 맞대고 쓴 과학소설이다. 소설가 김탁환과 ‘과학 콘서트’로 한국인의 과학 눈높이를 업그레이드시킨 신경 물리학자 정재승이 만나 소설가와 과학자의 몽상과 지식이 버무려진 작품을 선보였다. 2049년이라는 30년 후의 서울과 그 시대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색다른 작품이다. 역사 소설가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의 뚝심과 재기발랄한 과학자가 치밀한 과학적 설정은 사이버네틱스(인공 생체 기술)와 로봇 공학 그리고 최첨단 정보 기술로 뒤덮여 21세기 초반의 모습은 단 하나도 찾을 수 없는 서울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범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최첨단을 달리는 소재를 통해 미래사회를 그리지만 저자들의 물음은 ‘첨단’스럽지 않다. 미래사회를 그리면서 여전히 저자들이 묻는 물음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다.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기계와 인간이 몸을 섞으며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시대를 꿈꾸는 오늘 이곳에서 우리가 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1만5000원
■히든 브레인(샹커 베단텀/임종기 옮김/초록물고기)
■달 의제국(김종록/글로세움)
1910년 8월 29일 이 땅에서 대한제국이 사라졌다. 그리고 100년이 흘렀다. 숱한 기념일로 넘쳐나는 달력이지만 그 역사적인 날 밑에는 아무런 표기도 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애써 잊고 싶어 하는 국치일이기 때문이다. 작가 김종록은 소설 '달의 제국'에서 100년 전 당시를 우리 역사의 개기일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조선의 태양을 일장기의 붉은 해가 가렸다는 비유다. 작가는 부끄러운 역사 속에 정작 우리가 눈감고 있었던 진실을 추적, '무엇을 부끄러워해야 하는가'를 묻는다. 또한 치욕을 감추기 위해 '희생양 찾기' 게임에만 몰두하지 않았는가 꼬집는다. 또한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한 머니게임을 추적해 본다. 탐욕과 신기루를 좇아 명멸하는 군상들. 그 속에도 영웅이 있고 매국노가 있다. 치밀한 구성에 한 번 읽으면 속빠지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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