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림 쇼핑원 대표 “中企 제품은 정액제 방송 안 한다”
파이낸셜뉴스
2011.03.09 16:50
수정 : 2014.11.07 01:12기사원문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인 만큼 중소기업 제품은 정액제 방송을 하지 않겠다.”
9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중기홈쇼핑) 방송채널 사업자를 선정하기에 앞서 ㈜쇼핑원 이효림 대표가 전일 열린 의견청취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에게 밝힌 말이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중기홈쇼핑 사업자로 단독 신청한 쇼핑원이 방통위의 최종 의결로 본격 출범하게 됐다.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쇼핑원은 중소기업 판로 개척이라는 대의와 기업으로서의 수익성 확보라는 경계선을 넘나들며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존 유통시장에서 고전을 해 온 경험이 있는 두원물산 신홍균 상무는 “중기홈쇼핑을 통해 기존 홈쇼핑사들과 중소기업들의 합리적 거래관행이 조기에 정착되고 우수 중소기업 상품들의 판로 문제가 적극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TV홈쇼핑사는 대기업들이 대주주로 있고 특히 수익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보니 중소기업은 이들 홈쇼핑으로부터 ‘서자’ 취급을 받아왔다는 게 그동안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이 때문에 중기홈쇼핑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중기중앙회, 중기유통센터를 비롯해 기업은행, 농협중앙회 등의 지분이 78%를 넘고 이들 외에도 참여 중소기업을 포함해 전체의 94.33%가 중기 관련 또는 중기 지원기관들로 구성된 쇼핑원에 중소기업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쇼핑원 측은 일단 홈쇼핑 승인기간(5년마다 재심사)인 2015년까지 전체 편성의 80%를 중소기업 상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주력 제품은 가정용품, 패션의류, 농수축산물 등이다. 이외에 대기업 상품은 12%, 수입 상품은 8%가량으로 편성, 균형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쇼핑원은 특히 중소기업들에 족쇄로 인식돼 왔던 정액제 방송은 중소기업 제품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판매 외에도 홍보 효과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보험이나 여행 등 일부 상품은 정액제 방송을 적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쇼핑원은 2개 본부를 중심으로 올해 안에 총 383명의 인력을 확충, 연말 이전에 방송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스튜디오 등 방송시설은 내년 말 6월 준공 예정인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 글로벌지원센터에 터를 잡기전까지 적절한 공간을 임차해 방송을 제작, 송출할 방침이다.
■기존 홈쇼핑과 경쟁 속 수익성 확보가 관건
그러나 일각에선 새 출발하는 중기홈쇼핑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홈쇼핑을 이용하는 이유는 제품이나 회사 홍보 그리고 단기간 매출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주목적인데 지금까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많은 비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새 홈쇼핑만큼은 두 가지 목적을 모두 이룰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특히 새 중기홈쇼핑이 정액제를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이는 결국 중기홈쇼핑의 본분을 망각하는 결과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방통위 이경자 부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기존 홈쇼핑에 대해 가진 불만 중 하나가 판매수수료가 높다는 것인데 (중기홈쇼핑의) 적정 판매수수료를 어느 정도로 보는가도 (최종 의결 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을 것인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또 기존 홈쇼핑, 신설 종합편성채널 등과의 채널 경쟁도 중기홈쇼핑으로선 넘어야 할 산이다.
이들 채널이 공중파 사이의 S급 공간을 선점하기 위해 과도한 경쟁을 할 경우 그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하고 초기에 안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중기홈쇼핑 역시 중심축이 흔들린다면 자칫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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