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돌잔치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파이낸셜뉴스
2011.10.06 10:03
수정 : 2011.10.06 10:02기사원문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첫째 돌잔치는 몇 달 전부터 준비하고, 또 준비해서 성대(?)하게 치렀다. 100% 엄마표는 아니었지만 나름 포토샵도 잘 못하는 내가 며칠 밤을 새워 미니실물도 만들고, 패러디 포스터도 만들고, 포토테이블도 꾸몄으니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돌잔치였다.
그렇다면 몇 달을 고민한 내 결정은 무엇일까?
이 문제로 나는 육아 게시판을 보고 또 보고, 엄마들의 의견과 결정을 보고 또 봤다. 그 중 눈에 띄는 문구가 있었으니, “부모에게는 두 번째 돌잔치일지 모르지만, 아기에게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맞이하는 생일”이라는 문구였다. 이 글을 보는 순간 뱃속 둘째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마도, 둘째는 태어나서도 많은 면에서 첫째보다 못 누리는 것들이 많을텐데…. 처음 맞는 생일까지 차별하려 했으니, 그래서 결심했다. 첫째와 똑같이 돌잔치를 해주기로. 아마 아기 둘을 데리고 첫째처럼 손수 뭔가를 만들고 밤을 새우기는 쉽지 않을 테지만, 업체표가 조금 더 많이 들어갈 테지만, 첫째 못지않게 돌잔치를 해줄 생각이다.
초대하는 것은 나의 의무이고 오는 것은 손님들의 선택이다. 둘째 돌잔치에 초대했다고 욕하는 사람들은 초대 안하면 또 초대 안했다고 서운하다고 투덜거릴 사람들이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기꺼이 와서 나의 천사를 위해 축하해주고 함께 그 행복을 나눌 사람들이 있을 테니 그 분들과 함께 축복이(둘째 태명)의 생일을 함께 할 것이다.
첫째 때는 병원에 한 달에 한번 오라고 해도 그 새를 못 참고 일주일에 한 번도 가고, 두 번도 가고, 조바심을 냈었다. 병원에서 녹화해준 동영상도 남편과 함께 보고 또 보고. 초음파 사진을 보며 “여긴 아빠 닮았네. 여긴 엄마 닮았네” 하루에도 몇 번씩 이야기 하고 또 이야기했다. 그런데, 둘째는 한 달에 한번 오라는 병원도 갈까 말까이다. 초음파사진, 동영상도 병원에서 검진할 때만 보고 끝이다.
첫째 때 그렇게 많이 사둔 옷들과 출산 용품들. 지금은 아무것도 준비 안하고 있다. “다 물려주면 되지” 이렇게 둘째는 태어나기도 전에 첫째는 누렸던 많은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남편은 우스개 소리로 이야기한다.
“우리 축복이는 엄마아빠의 무관심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구나.” 왠지 미안하기도 하고, 씁쓸해지기도 한다. 아직 어린 첫째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둘째가 태어나도 아마 첫째를 더 위해 줄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니 모를 거라고 믿고 싶은 엄마는 벌써부터 이런 마음을 갖고 있다. 아마도 살면서 둘째는 알게 모르게 더 많은 설움을 받을 지도 모른다. 조금 크면 언니 옷 물려 입기 싫다고, 새 옷 사달라고 떼를 쓰기도 할 것이다.
그런 둘째를 위해 첫 번째 생일만큼은 언니와 차별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그 날은 우리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맞이하는 첫.번.째. 생일이니깐.
지안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sl81
/jsl81@naver.com 베이비뉴스 칼럼니스트 정옥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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