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상장사 임원들 취득단가 미기재 논란

파이낸셜뉴스       2011.12.13 18:00   수정 : 2011.12.13 18:00기사원문

신규 상장사들의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취득단가를 공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여러 차례 매입해 정확한 단가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투자자들에게는 고평가 논란을 감추기 위한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증시에 입성한 사파이어테크놀로지와 티브이로직은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들이 코스닥시장 신규상장에 따른 최초 주식보유를 신고했지만, 정작 주식 취득단가는 미기재했다. 지난달 상장한 테라세미콘, 씨엔플러스, 씨큐브, 테크윙,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도 마찬가지.

일반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와 금감원의 공모가 산정을 통해 주식 거래를 시작한다. 때문에 실제 경영진들의 최초 회사가치를 얼마나 산정했는지 여부에 따라 투자판단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취득단가 공시는 의무사항이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자사주 매입으로 정확한 단가산정 등의 애로사항(?)을 핑계로 대부분의 신규 상장사들은 취득단가를 미기재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증시 입성까지 성공하게 되면, 임원들이 수차례의 증자 등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서 자사주를 취득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럴 경우, 일반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싸게 주식을 매입하는 기분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상장 첫날 개장과 동시에 공모가(3만4000원)의 두 배인 6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상한가에 직행하는등 대주주인 양현석씨는 대박을 터트렸다.

이처럼 상장 이후 회사 경영진들이 돈방석에 앉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상장 이후에나 주식보유 가치를 평가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확한 평가차익을 계산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상장사 관계자는 "실적이 가장 좋을 때 증시에 입성하기 때문에, 상장 전 기업가치와 현재를 단순 가치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대주주입장에서는 오히려 리스크가 클 때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주가와 비교하는 논리는 억울하다"고 말했다.

금감원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신 신규 상장사 대주주들의 취득단가 기재는 의무사항이지만, 통상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고 수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했기 때문에 일일이 산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iduk@fnnews.com김기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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