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버 과부하 막아라”

파이낸셜뉴스       2012.01.08 18:23   수정 : 2012.01.08 18:23기사원문



 #. A대학 심리학과 최모씨(23)는 수강신청을 앞두고 인터넷에서 다른 학생이 개발한 매크로프로그램을 다운받았다. 복수전공으로 듣는 경영학과 전공 과목 수강신청에 골인하려면 무한정 클릭을 반복할 수 있는 매크로프로그램 사용이 제격이기 때문.

 해마다 대학가에서는 개강 직전 경영학 등 인기 강의를 수강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대학생들이 사설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 사용하는 바람에 서버 과부하, 학생 간 수강신청 불공정성 등 폐단까지 생겨 이를 막기 위해 대처 방안 마련에 분주하다.

 서울대는 수강신청 때 보안문자를 반드시 입력해야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강화했다고 8일 밝혔다.

 서울대가 최근 학교 홈페이지 등에 띄운 '수강절차 안내문'에 따르면 수강신청 전 보안문자로 제시되는 숫자를 입력 후 '수강신청하기'를 클릭해야 완료된다. 또 보안문자를 5회 이상 틀렸을 경우 자동 로그아웃된다. 매크로프로그램이 무작위로 숫자를 입력,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서울대 관계자는 "매크로프로그램은 수백 번에서 수천 번까지 클릭을 지속하면서 서버 과부하를 일으킨다"며 "지난해부터 서버 과부하로 인한 수강 홈페이지 일시 다운 등을 막는 예방 및 수강신청의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이번 개선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개선된 수강신청 절차 변경을 이번 1학기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숭실대에서는 매크로프로그램이 사용될 때마다 학생들이 입력하는 좌표값을 변경하면서 대응하고 있으며 한양대는 동일한 수업을 50회 연속 클릭할 경우 일시정지시키는 방어책을 지난해 마련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학 대응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매크로프로그램 등을 사용하는 동기 자체를 줄일 수 있는 번호표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대학도 나오고 있다.

 건국대는 이번 1학기부터 번호표 대기제와 장바구니제를 도입했다. 번호표 대기제는 수강신청 당시 원하는 과목 신청에 실패했을 경우 번호표를 받으면 다른 학생이 그 과목을 빠져나갈 때 문자를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문자를 받고 3시간 내에 해당 과목을 수강신청하면 되고 이 시간을 넘기면 차순위 대기자에게 넘어간다. 장바구니제는 수강신청 전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미리 담아둘 수 있게 한다.

 성신여대도 지난해부터 이 시스템을 도입, 수강 정원이 찬 뒤 신청한 학생에게 대기번호를 부여, 누군가 수강을 취소하면 다음 사람에게 자동으로 넘어가도록 했다.


 숭실대 전산팀 관계자는 "2년 전 개발된 번호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은 이용자들이 클릭을 더 안해도 몇 번째 대기자이고 수강진입이 될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줘 대학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근본적인 문제는 취업이 잘 되는 일부 교과목에 편중된 학생들의 관심"이라며 "정보기술(IT)부서에서는 수강신청 한 달 전부터 서버 점검, 보안테스트 등을 진행하지만 한계점은 있다"고 덧붙였다.

 건국대 관계자 역시 "인기 전공 과목 또는 A학점을 잘 주는 교수 과목을 수강하려고 학생들이 수강신청 때마다 전쟁을 한다"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기 강의 교수 등을 채용, 분반을 늘리는 등 학교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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