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광청처리 대중관계보다 국내여론 더 불리

      2012.05.03 19:29   수정 : 2012.05.03 19:29기사원문
베이징=차상근특파원】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 사건이 중국과 미국간 갈등 심화는 물론 미국측 대응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꼬여가는 분위기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주중 미국 대사관이 비정상적 방법으로 중국 공민인 천광천을 데려갔다"며 "주중 미 대사관은 국제법과 중국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정 불간섭은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으로 유엔 헌장에 명확하게 나온다"며 "미국을 포함한 어느 국가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대변인은 또 '이틀간 구금하고 죽인다는 위협을 했다'는 천광청 부인의 언급과 관련 "그런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일에도 "미 대사관측이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천광청을 대사관 안으로 피신시켰으며 중국 공민을 상대로 한 그런 행위는 내정간섭"이라며 관련자 조사와 처벌, 재발방지는 물론 미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중국의 압박과 관련,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커트 켐벨 미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중국에 사과하지 않을 것이지만 비슷한 사건이 재발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의 갈등이 이 정도선에서 해소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천 사건은 중국의 반정부 인사가 원할 경우 중국에 남도록 함으로써 반정부 인사 신병처리의 새모델을 수립했다고 켐벨차관보가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중국이 사과 및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미국측은 중국과는 다른 각도에서 딴청부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내에서는 이번 사건 처리와 관련,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일 천 변호사가 미국대사관을 나와 베이징시내 병원으로 이동한 것은 사실상 방치를 의미한다는 지적도 있다.

공화당의 크리스토퍼 H.스미스 하원의원은 "병원으로 간 것은 경찰서로 간 것과 같다"고 말했고 미국내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 대표 밥 푸는 "미국이 천광청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천광청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미 대사관을 자진해서 나오지 않고 상당한 압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천광청은 3일 미국 CNN방송과의 병원내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가족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미국은 내가 대사관을 떠나도록 압박했으며 병원에서는 함께 머물겠다고 약속했지만 병원의 입원검사가 끝나자마자 돌아가버렸다고 말했다.

또 천광청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대사관에 더 머물 경우 중국 당국이 가족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관리의 위협성 발언이 있었다고도 말했다.

반면 빅토리아 눌런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관리들 이 천광청에게 물리적 위협을 언급한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도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가 그에게 두 번씩이나 '정말 여기를 떠날 생각이냐'고 물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천광청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정도인데도 미국의 대응은 천의 의사를 존중했을 뿐이라는 식인셈이다.

이같은 미국측의 대응방식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3,4일 양일간 열리는 미중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본말전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양국이 현실적으로 타협을 봤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가 쉽게 풀 수 없는 천광청의 망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해 대중 외교적 마찰을 부르고 대선정국에서 정치적 부담을 떠안기보다는 천광청의 초기 견해를 적극 수용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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