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라면
파이낸셜뉴스
2012.05.06 17:10
수정 : 2012.05.06 17:10기사원문
빈 종이컵을 불 위에 올려 두면 금방 타게 됩니다. 하지만 물이 담긴 종이컵을 불 위에 올려 두면 종이컵은 쉽게 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보통 물질은 자연 상태에서 서서히 산화(산소와 결합하고 이산화탄소를 방출)가 되어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온도를 높이다가 어느 순간의 온도가 되면 산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연소'라고 하며 급격한 산화가 일어나는 온도가 바로 발화점입니다.
빈 종이컵의 경우를 생각해 보면 종이가 공기 중에 산소가 있는 상태에서 탈 물질인 종이가 있고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되도록 불이 켜져 있기 때문에 종이가 타게 됩니다.
그럼 물이 담긴 종이컵은 어떨까요? 불이 켜져 있기는 하나 종이가 타기 위한 발화점이 되기 전에 모든 열이 물을 데우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종이컵 안에 있는 물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는 종이컵이 타지 않습니다. 또한 종이컵을 가열하더라도 물에 의해 열이 흡수되어 끓게 되는데 약 100도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기 때문에 종이컵으로 라면을 끓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끓는점은 여러 요소에 따라 변하는데 기압이 1기압보다 낮을 경우 물의 끓는점은 100도보다 낮아지고 1기압보다 높을 경우 끓는점은 100도보다 높아집니다.
보통 1기압 아래에서 100도에서 물이 끓게 되는 일반 냄비의 밥보다 압력을 더 높여 120도 정도에서 물이 끓게 해 밥을 짓는 것이 더 밥맛이 좋다고 합니다. 압력밥솥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수증기는 1기압 아래에서도 약 1000도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으나 물은 압력을 계속 올린다고 해서 200~300도로 끓는점을 올릴 수는 없습니다. 압력밥솥에는 적정한 압력아래에서 밥을 지을 수 있도록 압력조절 장치가 달려 있는데 '칙'하고 소리를 내며 증기가 빠져 나오는 부분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주에서는 물을 끓여 라면을 먹을 수 있을까요? 우주선 안에서는 음식에 사용되는 물을 끓일 수 있는 주전자와 같은 장치가 특별히 없습니다. 우주선 안의 공기압이 지구보다 낮기 때문에 물의 끓는점이 내려가고 공급되는 물의 최대 온도도 약 70도 정도에 불과하답니다.
따라서 우주음식으로 가져갔던 라면은 미지근한 물에서도 면이 잘 복원되도록 개발되었습니다. 그 면은 최첨단 진공건조기술을 이용하여 라면의 단면에 무수히 많은 구멍을 낸 다공성 면입니다. 또한 수프 분말이 날리면 우주선의 여러 장비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면과 수프가 함께 혼합돼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포장은 우주선 안에서 손쉽게 물과 혼합할 수 있도록 튜브가 달린 특수 파우치 팩을 이용하였는데 튜브를 열고 더운 물을 받아 라면과 잘 섞어 비빔면 형태로 먹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우주라면은 우주인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우주 음식 메뉴 중 하나였답니다.
이경주 서울서래초등학교 교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료 제공>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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