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 전종학 부회장
파이낸셜뉴스
2013.05.05 17:51
수정 : 2013.05.05 17:51기사원문
"한국의 울타리에 안주해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전종학 대한변리사회 부회장(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은 '울타리'를 빗대어 '지식재산의 글로벌화'를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런 국제분쟁에서 세계 각국의 관련 동향과 제도 변화에 대한 정보는 승패를 가늠하는 요소가 됐다"며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분쟁 시 해외 각국의 지식재산 정보를 얻기에는 언어적·지리적으로 한계에 부닥쳤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동일한 언어를 매개체로 각국의 지식재산 정보를 보유한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으면 글로벌 지식재산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묘안을 떠올렸다.
전 부회장은 동분서주하면서 이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바로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는 한인 지식재산 전문가를 하나로 결집하는 '세계 한인 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World Intellectual Property Association of Korean Practitioners)'를 창립하는 것.
그는 "WIPA는 동일한 언어를 매개체로 각국의 지식재산 전문가들을 하나로 묶어 한국이 글로벌 지식재산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창조경제의 생태계 조성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소개했다.
지식재산을 다루는 변리사인 그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우리 기업이 특허괴물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피해사례를 지켜본 게 한두 건이 아니다.
그는 "최근 고객사 중 하나가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인데, 미국의 특허괴물에 연달아 소송을 당했지만 오히려 소송을 포기한 채 합의를 했다"며 "이는 미국의 소송절차가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다 미국의 특허괴물이 이 기업으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기업들에 경고장을 무작위로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결국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고, 어쩔 수 없이 합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전 부회장은 중국의 지식재산 성장과 변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지금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특허출원을 하면서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을지 신경쓰는데,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몇년 내 특허로 무장한 중국 기업들로부터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특허소송을 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삼성이라는 초글로벌 기업의 잔치에 취해 진정 우리의 현주소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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