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부활인가?.. 新관치금융 시대 전문가 진단
금융권에 '관치(官治)'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금융 공공기관.협회.지주회사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절반 정도가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9곳과 금융 관련 협회 7곳, 금융지주 10곳 등 총 26곳의 CEO 가운데 모피아 출신이 절반인 13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본지는 9일 윤창현 금융연구원장과 김상조 한성대 교수, 조동근 명지대 교수,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 경제·금융 전문가 4인에게 '관치금융' 논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필요' vs '금융산업 발전 저해'
전문가들은 지금의 금융권 상황이 '관치금융'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다만 '관치금융'에 대해 엇갈린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선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현재 '관치금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으로 국내외 금융환경이 안정성과 책임성을 강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금융산업의 발전보다는 건전성을 제고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에 관치적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원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금융 위기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 정책이 수익성보다 안정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관료 출신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현재 정책금융의 역할이 강조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관료 출신들이 각광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며 "관치라는 말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데 그 본질을 봐야 한다. 현재의 금융 환경과 추세에서는 관치적 요소가 강조된 인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 정부가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다"며 '관치금융'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관료 출신들의 전문성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금융지주회사와 같이 대규모 인력을 이끌 경영학적 전문성은 검증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소위 모피아라 불리는 인사들이 금융정책에 있어서는 전문성을 갖췄다고 볼 수 있겠으나 정책 경험이 있다고 해서 경영학적 능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외국자본 활용·독립성 강화"
관치금융에 대한 처방은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자본을 적극 활용한 민영화 △공공금융 기관장의 임기 보장 △인적·구조적 독립성 강화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민관의 균형을 맞춘 인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금융기관의 민영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 교수는 "금융권에서 관치를 끊으려면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가 금융기관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 민영화가 제대로 추진 안 되는 것이 문제다.
외국계 자본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금융기관의 민영화를 제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관치금융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인적·구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입김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소신있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인사들의 금융권 진출과 금융감독체제를 개편해 감독기관의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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