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림(Lim Kim) 덕분에 요즘 우린, All Right(올라잇)

파이낸셜뉴스       2013.08.16 18:53   수정 : 2013.08.16 18:53기사원문

첫 방송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항상 무심해 보였던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귀엽기까지 하다. 독특한 목소리가 전부 일줄 알았던 김예림. '짐작하지마'라는 노래 가사는 헤어진 그 남자가 아닌,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돌아온 김예림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엠넷 '엠카운트다운' 대기실에서 만난, 첫 방송을 앞둔 김예림은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되요. 오랜만에 방송 무대에 서는 거라 적응이 잘 안 되요"라고 떨리는 첫 인사를 건넨다.

지난 6월 'A Voice(어 보이스)' 쇼케이스를 통해 컴백과 함께 솔로 데뷔를 알린 김예림은 미리 공개된 타이틀 곡 'All Right(올라잇)'으로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화려하게 날개를 펼쳤다.

"뿌듯하고 좋아요. 음반을 준비하며 힘든 것도 있고 좋은 일들도 많았는데 그만큼 들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뿌듯한 마음이 가장 커요"





도대윤과 함께 투개월이라는 이름으로 엠넷 '슈퍼스타K' 참여했던 김예림은 시즌이 끝난 후 1년 반여 정도의 준비기간을 가졌다. 앨범을 준비하며 음악적 고민을 많이 했다는 김예림은 다양한 것들에 대한 탐구적인 자세와 그간의 경험들에 대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있었다.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경험했어요. 예전에 했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의 곡들을 많이 시도했어요. 이제 진짜 제 데뷔 앨범이니까요. 선배님들 아래에서 버티며 많이 배웠어요"

'슈스케' 출신 동료들이 하나 둘 소속을 정하고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김예림은 심사 숙고해 윤종신과 손을 잡았다. 윤종신 역시 방송에 출연해 김예림에 대한 칭찬을 늘어 놔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도 많이 챙겨주세요. 평소에도 뵐 때 마다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작업 할 때도 하나하나 디테일 하게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고요. 저를 제일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칭찬도 해 주시지만 잘못된 부분도 잘 알려주세요"

‘슈스케’가 끝나고 2년 반여 정도의 시간.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동료들의 데뷔를 바라 본 김예림은 불안할 법도 했을 텐데 “잘 만들고 싶었다”는 스무 살 같지 않은 성숙한 말을 꺼냈다.

“성격이 급하지도 않고 잘 만들고 싶었어요. 시작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 오디션을 통해 알려졌을 때 나왔다면 더 많이 알릴 수도 있었겠지만 음악을 지금만 하고 그만 둘 건 아니잖아요. 여러 가지 색깔을 보여드리고 싶고, 시작을 잘 해서 점점 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윤종신이 김예림만을 위해, 김예림의 독특한 음색에 어울리는 오로지 김예림에게 최적화된 노래로 만들었다는 ‘All Right’. 정작 노래를 직접 불러 본 김예림은 절대 쉽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감정을 담기 위해 애 썼다고 말했다. 미니앨범 타이틀 ‘A Voice’는 김예림 목소리의 다양한 컬러로 채운 5곡이 수록 되어 있다. 호불호가 갈리는 목소리지만 다양한 음악으로 다양한 취향의 대중에게 다가온 셈. 김예림 스스로도 다섯 곡 모두가 색달라서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생각하지 못한 느낌의 음악도 있어요. 그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가 좋아요. 새로운 음악을 만들려고 노력해서 예전과 달라진 것들도 있어서 스스로 놀라기도 해요. 내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는 큰 경험을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곡들 중에 어려웠던 곡도 있었다고.

“’캐롤의 말장난’은 생소한 느낌의 노래였어요. 밝은 분위기의 잘 들어보지 못한 음악?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이 많아서 녹음도 여러 번 했네요. 그러다 보니 곡의 느낌에 맞춰진 것 같아요. 어렵기도 했지만 새로웠어요”





윤종신 외에도 검정치마 조휴일, 페퍼톤스 신재평, 이규호, 정준일, 이상순 등 대선배들이 뛰어들어 만들었기 때문일까. 김예림은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묻어나려고 노력했다는 표현을 인터뷰 내내 사용했다. 음악에 조심성이 많은 스스로의 생각인지 혹은 타인의 주문인지 궁금해졌다.

“다섯 분이 워낙 강해서 스스로도 녹음을 하며 곡에 동 떨어져 있다 느낄 때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디렉팅을 하며 많은 분들이 곡에 묻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어요”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A Voice’를 위해 차분히 걸어 온 김예림에게 윤종신은, 사진을 찍거나 녹음할 때 마다 얼굴과 목소리가 변한다며 아직은 정착하지 않은 모습이라 말했다고. 이에 김예림 역시 그 변화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어 ‘변화하는 목소리’의 김예림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 당시와 또 다른 목소리와 얼굴로 돌아온 김예림, 스스로에게 몇점을 줄 수 있냐고 묻자 “점수를 매기기 어려워요. 부족한 부분도 발전한 부분도 있는데 지금 제 나이에만 나는 목소리이니까요. 톤은 같지만 느낌은 계속 변하지 않을까요? 지금 제 느낌을 유일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음악 같아요. 점수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목소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속 깊은 대답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부활한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공중파 3사 음악방송의 순위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순 없을 듯 해 이번 앨범에서 대중들에게 원하는 바람을 물었다.

“이 부분은 바라는 점이 있어요. 기존 투개월 팬들도 있겠지만 이번 제 앨범을 듣고 새롭게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생겼으면 해요. 이루고 싶은 바이기도 하고요. 투개월 , 김예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제 목소리를 듣고 제 모습을 좋아하게 됐으면 좋겠어요. 대중의 시선을 끌려면 매력적인 모습도, 노래도 좋아야겠죠. 그래서 새로운 사람이 저를 좋아하게 된다면 제가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말일 것 같아서 감사할 것 같아요”

이제 스무 살, 그 변화의 가운데 변화 자체를 즐긴다는 김예림은 “제 음악의 지향점은 확실히 말 하기 어려워요. 윤종신 선생님 말씀도 그렇고 음악에 맞는 제 느낌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것을 시도하며 나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지점에 다다를 것 같아요”라고 배우면서 자신의 지향점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 지 이제 보름. 이 짧은 시간에 김예림은 1위 후보 자리에 우뚝 올라섰다. 자신의 목소리만큼 조용하지만 힘 있게, 그리고 누구보다 독특한 음색으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그 어느 곳보다 변화가 빠른 가요계에서 김예림만의 ‘변화’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김예림, "올라잇?"

*김예림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색깔을 손글씨로 부탁했다.

김예림) 연보라의 연약하면서도 묘한 느낌과 탁하지만 검지는 않은 회색이에요. 밝고 어두움의 조화, 그 컬러가 제 색깔인 것 같아요.









/홍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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