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용의자’ 배우 공유 “근육의 뒤틀림에도 감정있다”
파이낸셜뉴스
2013.12.16 17:09
수정 : 2014.10.31 10:08기사원문
배우 공유(34·사진)는 자칫 가볍게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경계한다. 지난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이후 영화 '김종욱 찾기' '도가니'로 신중한 행보를 보여온 그가 이번엔 액션 대작 '용의자'를 선택했다.
당초 액션 장르가 별로 내키지 않았던 그가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매우 분명했다. "한국형 액션의 노파심을 없애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였는데, 그 노파심이란 건 쓸데없이 남자 배우들의 옷을 벗겨 화면 가득 근육질 남자 몸매의 서비스 컷이 도배되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그는 이런 행태를 "여배우가 명분 없이 벗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제가 실은 그런 것에 경악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엔 그런 컷이 없어요. 그래서 해보자 한 겁니다."
지난 1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배우 공유는 진지했다. 커피 광고 하는 부드러운 남자 배우의 성향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생각이 많고 순간의 인기보다는 오래 남을 작품을 갈구하는, 고뇌하는 배우 쪽에 가까웠다.
90억원이 투입된 액션물 '용의자'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한 탈북자를 쫓아 자신도 탈북한 북한 최정예 요원 출신 지동철(공유)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지동철이 모시는 이북 출신 대기업 회장이 북한을 방문하기 직전 살해되면서 그는 한국 정부의 용의자가 된다. 공유는 '용의자'가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시도한 기록적인 액션들을 유심히 봐줄 것을 권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일 수 있지만 그건 액션의 테두리 안에서 중첩된 걸 겁니다. 확실히 이제껏 보지 못한 액션이 있습니다."
그가 꼽는 '첫 시도'의 명장면은 좁은 주택가 골목길 급경사 계단을 차로 후진해 내려가는 차량 액션신이다. 그는 해직기자 출신 다큐PD 최경희(유다인)를 태우고 후진 상태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여배우는 이 상황의 위험성을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전 굉장한 공포가 엄습해오는 걸 느꼈지만 뭐에 씌었는지 그냥 달렸습니다. 계단 두세 칸 내려가도 건질 수 있는 촬영이었는데 바닥까지 갈 동안 감독은 말리질 않더군요. 끝나고 나니 가슴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그는 "밧줄로 목이 묶인 상태에서 공중에 매달려 있다 탈출하는 장면은 강원 태백의 탄광촌에서 찍었다. 어깨뼈가 튀어나온 것만 CG였고 나머지는 가슴, 등의 움직임으로 직접 만든 장면이다. 한강 낙하는 물속 점프만 빼고 직접 다 했다. 이런 건 한국 액션으로 처음"이라고 했다.
영화에선 자동차 추격 장면도 압권이다. 차량 두 대가 마주보며 달려오다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정면 충돌하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 없이 실제 현장 촬영으로 완성됐다.
공유로선 이 영화로 잃은 건 체지방이고 얻은 건 액션의 감이다. "액션 장르에 대한 우려가 없어졌고 액션 장면의 편집감이 생겼어요. 이건 배우로서 큰 수확입니다." 시사회 직후 반응 중엔 탈북요원의 외모가 왜 이리 매끈하냐는 지적도 있었다. 그는 "이건 댜큐가 아니지 않은가. 영화는 영화다. 더군다나 상업영화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로 케이블채널 엠넷의 비디오자키 일을 하면서 이 업계에 발을 디뎠고, 광고 모델 등을 거쳐 배우의 길로 빠졌다. "창의적이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점이 배우로서 좋다"는 그는 상업적인 배우로 늙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나이가 들면 말은 많이 하지 않아도 내 색깔을 더 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그게 독립영화든 뭐든 상관은 없습니다." 오는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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