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성형으로 유명한 한의원 폐쇄 잠적..경찰 수사 나서

파이낸셜뉴스       2014.02.24 14:43   수정 : 2014.10.29 14:28기사원문

한방가슴성형으로 한의계에서 새로운 치료분야를 개척했던 서울 강남의 한 한의원이 모든 지점을 폐쇄하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 한의원 고객 10여명은 가슴 성형과 주름 개선 등을 위해 많게는 수백만원을 지불했으나 한의원이 갑자기 문을 닫았다며 해당 한의원을 고소했다.

이 한의원은 지난 15일 서울본원인 압구정점을 비롯해 서울 시청, 서울 홍대, 성남 분당, 대전, 부산 등 모든 지점이 갑자기 문을 닫았고 홈페이지도 폐쇄된 상태다. 피해자들은 "한방가슴성형을 하기 위해 300만원가량을 결재했는데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실제 가슴성형 치료효과가 없다는 피해자들도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자 하모씨는 가슴 보형물을 넣은 적이 있었고 평소 모유 수유로 가슴이 처지고 작아지는 것이 스트레스였다. 이 때문에 이 한의원에서 6개월에 270만원을 주고 9회를 침을 맞고 효과가 없을시 3회 추가 치료를 받기로 했다.

한의원에서는 1컵인 가슴둘레 2.5센티를 키워주고 처진 것도 개선해주겠다고 확신했다. 또 3~4회 정도면 효과가 나타난다는 답을 들었다. 치료는 상의를 탈의하고 한의사가 와서 가슴 둘레를 제고 상의를 탈의한 상태에서 머리 옆구리 가슴 주변에 침을 20번 정도 맞았다. 침을 놓은 후에 깔때기 모양의 도구를 가슴에 씌워서 공기를 빼어 끌어당기고 한의사가 가슴을 모으듯 만졌다. 치료를 받으면 온 몸이 아프고 가슴 주변에는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난 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브래지어의 컵 크기는 가슴의 가장 큰 둘레를 뜻하는 윗가슴 둘레에서 밑가슴 둘레를 뺀 수치로 결정된다. 그 차이가 7.5㎝ 이하이면 AA컵, 10㎝ 이하는 A컵, 10∼12.5㎝는 B컵, 12.5∼15㎝는 C컵이다.

한의계에서는 한방가슴성형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양방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맞서고 있다.

한방가슴성형은 가슴의 지방층과 유선 부분에 침과 매선(장기적인 침자극), 식이요법 등을 이용해 가슴을 확대하는 것이다. 쉬즈한의원 류명숙 원장(한의사)은 "한방가슴성형이 효과가 있는 환자군이 한정돼 있는데 이 한의원의 경우 모든 환자에게 무리하게 두 컵이상 키워준다고 장담한 게 문제"라며 "치료를 해보면 평균 2㎝가량 변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체지방량이 8㎏이 안 될 정도로 마른 사람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사람, 갑상선 질환, 기타 소모성 질환,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환자, 수면 문제 환자들은 효과가 없다. 특히 20대 초반의 지방세포가 많고 유선이 발달한 환자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 원장은 "주로 한방가슴성형은 컵 크기를 보형물을 넣는 것처럼 확대하는 것보다는 보형물을 삽입한 후 유착돼 딱딱해진 가슴을 풀어주거나 수유 후 탄력이 떨어져 우울감이 온 환자 등 보조적인 요법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해당 한의원을 본격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 아래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피해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다.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한의원 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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