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신의 한 수’서 착수는 심장에 칼 꽂는 격”

파이낸셜뉴스       2014.07.07 13:04   수정 : 2014.07.07 13:04기사원문



“살수는 속을 알 수 없는 뱀 같은 놈”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는 천상배우 이범수가 영화 ‘신의 한 수’로 ‘절대 악의 존재’ 살수로 변신,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주는 악역으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이범수는 ‘신의 한 수’는 “모든 출연 배우들이 아쉬움 하나 없이 만족하는 영화”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평화롭고 신선놀음 같은 바둑..“들여다보면 치열한 두뇌싸움”

‘신의 한 수’는 내기 바둑의 세계와 범죄액션물이 만나 오락액션 영화로 점잖은 놀이문화로만 여겨졌던 바둑 세계의 새로운 이면을 보여줌으로써 소재부터 시선을 당긴다.

처음 ‘신의 한 수’ 시나리오를 받았을 당시 신선한 소재가 흥미로웠다던 이범수는 “사기 도박에 바둑을 접목해 액션이 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시나리오가 굉장히 짜임새 있고, 술술 넘어가더라”라고 회상했다.

바둑이 주가 되는 만큼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 색깔에 맞게 바둑을 두는 손 모양, 돌을 만지는 모습까지도 하나하나 세세하게 표현해야 했단다.

“평소 바둑에 대한 관심은 있었다. 하지만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착수(바둑돌 놓는 것) 연습만 엄청 했다. 모두 폼새 하나하나가 다르다. 태석(정우성 분)은 바둑기사 출신이기에 정석적으로 놓지만 살수(이범수 분)는 자기만의 착수가 있다. 나는 중지와 약지로 바둑돌을 놨다”

또한 영화에서 배우들은 바둑판 크기인 45cm의 거리를 두고 평범한 바둑이 아닌 내기 바둑을 하기에 상대방의 수를 읽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다.

이에 이범수는 “바둑을 두는 모습은 평화롭고 신선놀음 같은데 안으로 들여다보면 치열한 두뇌싸움이다. 하물며 우리 영화에서는 우아하고 멋있게 바둑을 두고 있지만 바둑돌을 놓는 것이 심장에 칼을 꽂는 격이다. 겉과 속이 너무 대조적인 상황이 흥미롭다”라고 영화의 강점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촬영장에는 한국 최고의 바둑단체인 한국기원의 바둑기사 3명이 항상 함께 했었다고 한다. 바둑기사들의 현장 반응을 묻자 이범수는 “현장에서 바둑기사들은 정말 열정적이었다”라며 “너무 보고싶다”라고 뜬금없이 그리움을 표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영화 ‘짝패’ 이은 악역연기..“겹치지 않을까 걱정됐다”

‘짝패’ 장필호 이후 9년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이범수는 영화에서 그동안의 연기 갈증을 해소하듯 섬뜩하고 악랄한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가 맡은 살수는 과거 ‘짝패’에서 했던 악역과 겹쳐 보일까봐 부담스럽고 걱정됐다고.

“같은 배우지만 전혀 다른 종자의 악당을 새롭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부담감이 더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고민을 했고, 현장에서도 더더욱 집중을 했다. 매 순간 촬영하면서 ‘내가 더 악당같아 보여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에 임했다.”

그러기 위해 이범수는 자신이 맡은 살수에 대해 “속을 알 수 없는 놈. 주도면밀하고 민첩하고 두뇌회전이 빠른 뱀 같은 놈”이라고 정의를 내렸단다.

이를 증명하듯 영화에서 이범수는 무태 안경 속 차가운 눈, 도무지 무슨 생각하는 지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영화에서 대사보다는 행동과 표정으로 위압감을 표현하고 싶었다던 그는 일본 최고 야쿠자만 한다는 전신문신까지 직접 제안했다고.

“전신문신 중에서도 일본 야쿠자 문신이 제일 차갑고 제일 기분 나빠 보였다. 전신 문신 자체가 혐오스럽기 때문에 선택했고, 살수라는 인물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을 봤을 때 그 살기가 전해지길 원했다. 전신문신은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살수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었다.”

이런 이범수의 모습은 앞서 언론시사회에서 이시영이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던 전라신에 고스란히 드러나 해당 장면만으로도 그의 존재는 보통을 뛰어 넘는 어마어마한 인물임을 각인시켰다.



◇ 천상배우 이범수..“촬영장에서 배우는 월드컵 키커의 심정이다”

영화를 개봉하는 시점에도 이범수는 현재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 촬영까지 함께 하고 있어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극과 극 캐릭터를 선보이는 자신에 대해 이범수는 “내가 즐길 수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 내가 즐기지 못하면 그렇게 캐릭터 변신을 못 할 것 같다. 그만큼 촬영할 때 집중하고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천상배우’임을 입증해 보였다.

또한 어떤 역할, 장르던지 다 재밌다는 이범수는 그동안 했던 작품들을 돌이켜보면 추억같은 느낌이라고. 그는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한단다.

“순간순간 배우가 사력을 다해서 현장에서 집중할 때는 피가 마른다. 배우들은 그런 일을 하루에도 몇 시간을 한다. 마치 패털티 킥을 차기 전 ‘월드컵 키커’와 같은 심정이다. 순간 폭발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기에 순간 감정 변화가 가능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만큼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컨디션 난조로 보이기도 한다며 아쉬운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영화 말미에는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장면이 등장한다. 속편에 출연할 의사에 대해 묻자 이범수는 “조범구 감독님이 너무나 좋다. 배우들을 너무 배려해준다. 배우로서 존중 받으면서 연기하는 기분이었다”라며 “감독님의 세 번째 작품인데 신인 감독처럼 배우들 하나하나 다 챙기면서 현장에서 잘 해주셨다. 그게 감독님한테 배울 점 같다. 감독님이 하자고 하면 또 할 것이다”라며 기꺼이 출연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이범수는 “‘신의 한 수’는 바둑기사의 일대기가 아니다.
여름 성수기 포문을 여는 소재로서 시원시원한 액션과 배우들의 환상적인 앙상블을 볼 수 있다. 관객들도 바둑 액션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영화에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범죄로 변해버린 바둑판을 배경으로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 이도경, 정해균, 안서현이 펼치는 바둑액션을 그린 영화 ‘신의 한 수’는 지난 2일 전야 개봉해 절찬리 상영중이다.

(사진=이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nedai@starnnews.com노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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