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4마리 龍 중 한국만 이무기 될 듯”

파이낸셜뉴스       2014.07.25 18:01   수정 : 2014.10.24 21:58기사원문



【 평창(강원도)=김기석 기자】 "과거 아시아 4마리 용 가운데 싱가포르와 홍콩은 진짜 용이 됐다. 그러나 한국은 이무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통상임금과 탄소배출권거래제 등의 현안을 안고 있는 한국경제에 대한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하 한경연·사진)의 진단이다.



권 원장은 지난 24일 저녁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진행한 '전경련 최고경영자(CEO) 하계포럼'에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하고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싱가포르와 홍콩은 1인당 국민소득 3만∼5만달러를 웃돌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대만은 2만 달러대 근처에서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2003년 각각 2만3320달러, 2만3859달러이던 싱가포르와 홍콩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에는 각각 5만4776달러, 3만7777달러로 급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003년 1만3451달러에서 지난해 2만4329달러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장하긴 했지만 싱가포르나 홍콩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상당히 작은 것이다.

권 원장은 "이 같은 차이는 기업활동의 자유와 노동시장 유연성, 규제 개혁 등 정부가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많이 좌우된다"면서 "최근 취임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말대로 이대로 가다가는 일본처럼 장기침체로 빠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기업환경 차이는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홍콩과 싱가포르의 FDI 규모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인 반면 한국과 대만의 FDI 규모는 거의 변화가 없다. 그 사이 연평균 FDI 증가율은 홍콩이 10.1%, 싱가포르가 8.2%인 반면 한국은 3.1%, 대만은 1.2%였다.

권 원장은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도 같은 투자"라면서 "한국의 FDI 규모가 8년째 100억달러 수준에 머무는 것은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한국을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로 본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의 척박한 경제자유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제자유지수는 몇 년째 세계 1∼2위 수준을 유지하는 데 반해 대만은 15위권, 한국은 30위권에 불과하다. 심지어 경제자유지수 항목 가운데 한국보다 노동자유도 측면에서 취약했던 대만이 이제는 우리를 추월하는 추세라고 권 원장은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정부 규제의 기업활동 부담 국가별 순위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싱가포르와 홍콩은 각각 1위, 5위로 최상위권에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95위로 최하위권이다. 우리나라 순위는 2007년 한때 세계 8위에 오르기도 했으나 2008년 24위를 거쳐 2009년 98위, 2010년 108위, 2011년 117위, 2012년 114위로 추락한 상태다.

기업활동규제 순위가 급추락한 것에 대해 권 원장은 "참 이율배반적인 것이 다들 대기업은 비난하면서도 대기업에는 취업하고 싶어 한다"면서 "반기업정서와 경제민주화를 통해 규제를 만드는 데 획기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기업을 살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노사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권 원장은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중소기업 보호절차가 강한 나라가 없다. 그러다 보니 우리 중소기업들이 경쟁을 안한다"면서 "외환위기 당시 전자와 화장품 시장 등을 비자발적으로 열었지만 현재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보호한다고 딱 막아놓으면 더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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