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파이낸셜뉴스       2014.11.13 17:42   수정 : 2014.11.13 17:42기사원문



도감(圖鑑)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동식물이 사진 콜라주처럼 어지럽게 화면을 채우고 있다. 실재보다도 더 실재 같은 화려한 이미지의 퍼레이드가 현란하다. 3년 전 미국산 홀마크 카드에서 가져온 이미지에 자신의 이야기를 버무렸던 정소연 작가(47)의 신작 '네버랜드2(Neverland2)'다.

도감에 실린 세밀화는 보통 가장 아름답고 탐스러운 순간을 화면에 담는다. 그러다보니 대개의 경우 실재보다 더 실재같이 느껴지게 마련이다. 오래전부터 식물도감이나 동물도감 같은 도감류 서적 보는 걸 좋아했던 정소연 작가 역시 이미지와 실재를 혼동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이른바 '디즈니랜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화여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미국 뉴욕공과대학에서 커뮤니케이션 아트를 전공한 정 작가의 작업은 이 같은 '디즈니랜드 효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정 작가는 "여러 도감에서 차용한 이미지로 실현 불가능한 기호의 숲을 연출하고자 했다"면서 "그러다보니 실제로는 함께할 수 없는 다양한 식물들이 한 화면 속에 뒤엉켜 있고 일부는 중력을 무시한 채 거꾸로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도감에서 차용한 이미지들로 이뤄진 그림 속 네버랜드는 꿈과 현실이 해체된 또 다른 현실이자 그 사이에 존재하는 블랙홀"이라면서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기호를 보고 옛날 사실주의 회화보다 더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 이것이 21세기 새로운 회화"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오는 19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 송현동 이화익 갤러리. (02)730-7817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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