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국가 중 단말기 교체주기 3년째 1위

파이낸셜뉴스       2014.11.16 17:18   수정 : 2014.11.16 17:18기사원문

평균 교체주기 15.6개월..1년내 교체도 77% 달해



한국 휴대폰 사용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휴대폰을 교체하고 것으로 3년 연속 기록을 세우고 있다.

올 4월 현재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77%가 1년 안에 휴대폰을 바꾼 것으로 조사돼 한국은 그야말로 '신상 휴대폰'의 최대 소비국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자주 휴대폰을 바꾸면서 휴대폰 과소비를 하고 있는 이유는 이동통신 회사들이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통해 새 휴대폰을 미끼로 가입자 모집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단말기 교체율은 77.1%로 10명중 8명은 1년 안에 새 단말기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체율을 바탕으로 평균 교체주기를 환산하면 올해 한국 국민은 평균적으로 15.6개월 만에 단말기를 바꾸고 있다. 휴대폰을 새로 구입한 뒤 채 1년 반도 사용하지 않고 새 휴대폰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교체주기 '세계 1위'

지난 2010년 한국의 단말기 교체율은 약 4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권에 들긴했지만 선두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국내에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늘기 시작한 2012년부터 한국은 단말기 교체율이 67%로 급증, 올해 4월에는 77%를 넘어서며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교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휴대폰 교체주기는 교체율을 바탕으로 산정된다. 교체율은 보통 1년을 기준으로 삼아 이 기간에 새로 시중에 선보인 단말기 중 통신사를 통해 개통된 단말기의 개수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한국은 2위 국가인 칠레와도 10% 가까운 교체율 격차를 보였다. 칠레의 경우 올해 단말기 교체율이 69.4%로 교체주기는 17.3개월을 기록한다. 3위 국가는 미국으로 교체주기는 1년 반을 넘은 18.2개월, 이어 4위인 영국은 19.9개월의 교체주기를 보였다. 뒤따른 덴마크, 아일랜드, 네덜란드,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평균 2년 정도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휴대폰 바꿔라' 부추겨

이처럼 우리나라 단말기 교체주기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데는 이동통신 회사들의 과당경쟁이 원인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 숫자가 전체 국민 숫자보다 많을 정도로 시장이 포화되면서, 이동통신 회사들이 경쟁업체에서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새 단말기를 미끼로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바로 '단말기 보험기간 제한'이다. SK텔레콤, KT, LG U+등 국내 통신3사는 모두 고가의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분실 혹은 파손 보험을 들 수 있다. 다만 이는 2년으로 제한돼 있어 2년 후에는 분실은 차치하고 휴대폰이 파손되더라도 사후관리(AS) 비용을 지원 받을 길이 없다. 결국 2년 뒤에는 휴대폰을 고쳐 쓰기보다는 새로 구입하라고 이동통신 회사들이 강권하는 셈이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통신3사는 일제히 '중고폰 보상금 선지급 제도'를 내세우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 제도를 한 마디로 말하면 1년 반만 스마트폰을 통신사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미리 수십만원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1년 반뒤 해당 스마트폰의 중고시세가 얼마일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여기에다 24개월 약정을 걸어두기라도 했다면, 약정 기간이 6개월 남았음에도 스마트폰을 반납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도 직면하게 된다. 잦은 휴대폰 교체는 결국 필요하지도 않은 신상품 휴대폰 구입으로 이어져 가계 통신비 부담이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 결국 이동통신 회사의 가입자 모집 실적 경쟁이 국내 이동통신 소비자의 과소비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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