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을 용기 vs. 상처받을 용기

파이낸셜뉴스       2014.12.25 16:14   수정 : 2014.12.25 16:14기사원문

타인의 인정과 시선에 집착하는 당신을 위한 조언



"남들 이목 때문에 내 삶을 희생하는 바보 같은 짓이 어디 있느냐는 저자의 주장은 일상의 인간관계에서 뿐 아니라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리트윗'을 죽어라 누르며 '싸구려 인정'에 목매어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귀담아 들을 만하다."

'에디톨로지'의 저자이자 문화심리학자인 김정운이 '미움받을 용기' 감수를 마치며 추천의 말에 남긴 글이다.

우리 모두는 일상 속의 작은 '인정'에 기분을 맡긴 채 하루에도 수차례 백팔번뇌를 느낀다. 우리가 언제 가장 만족을 느끼는지, 언제 가장 우울함과 슬픔을 느끼는지 잠시만 생각해보자. 모든 원인은 '타인'으로 귀결된다.

왜 그렇게 타인의 인정과 시선에 신경을 쓰며 스스로를 학대하는 걸까? 이런 끊임없는 고민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은 있을까? 철학자 이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펴냄)와 정신과 전문의 이승민의 '상처받을 용기'(위즈덤하우스 펴냄)가 마음에 생채기를 입은 사람들에게 어쩌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보통 흔히 떠오르는 심리학계의 대부에는 프로이트와 융이 있다. 하지만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이가 한 명 더 있다. 바로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하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해 현대 심리학에 큰 영향을 미친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다. 그는 데일 카네기, 스티븐 코비 등 자기계발의 멘토라고 추앙되는 이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자기계발의 아버지라고도 불린다.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은 개인의 불행과 불만족을 과거의 탓으로 돌리는 '원인론'이다. 프로이트 이론은 그 동안 심리학계에 정설로 대두돼 왔으나 아들러는 이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과거의 특정한 사건이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할 수 없고, 우리는 '목적'을 위해 행동을 달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아들러 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적 존재의 인간으로서 모든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라고 말한다. 어떤 종류든 반드시 타인과 얽혀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끈다. 타인의 눈치와 기대에 부응하는 삶은 자신을 스스로 잃어가게 하며 결국은 텅 빈 껍데기만 남는 식이다. 타인에게 미움을 받아도 흔들리지 않을 용기는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과거의 트라우마에 연연하지 말며, 인정 욕구를 버리고 타인의 과제와 나의 과제를 분리하는 것이 용기 있는 자가 되는 지름길이다. 인생은 빈틈없는 찰나의 연속이다. 산 정상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는 말이다. 순간순간을 가장 충실하게, 의미 있게 살면 그런 하루가 모여 내 진짜 인생을 이룬다.

플라톤의 명저 '대화편'을 차용한 구성으로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책은 주장과 반박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친다. 실제 독자들이 책을 보며 품을 만한 의구심이 청년의 반박으로 표현돼 있어 독자들은 실제 철학자와 대화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든다.

'미움받을 용기'가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기시미 이치로와, 이를 문답으로 배운 고가 후미타케의 멋진 앙상블로 이뤄진 작품이라면 국내의 정신의학 전문의 이승민이 집필한 '상처받을 용기'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세상의 상처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정한 행복과 평화는 나 스스로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는 점에서 이 둘은 일맥상통한다.

많은 책과 멘토들은 강한 멘탈을 추구하며 자존감을 높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를 어떻게 사랑하면 되는지, 자존감은 어떻게 높일 수 있는 속 시원하게 말해 줄 수 있는 책은 흔치 않다. 이 책은 단순히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넘어 타인의 공격이나 상황에 대해 단호하게 맞설 수 있을 때, 그리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자각할 때 스스로의 자존감을 세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나를 부정적으로 대하는 사람과의 상황이다. 우리는 인정과 사랑을 갈구하는 욕구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을 때 타인의 눈치를 보며 쉽게 상처를 받는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에 대해 그리 오래 생각하지 않으며, 걱정을 지속할 만큼 부정적이지도 않다. 중요한 것은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믿음이다. 자존감은 스스로에게 깊이 집중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상처받을 용기란 나를 아껴주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에게 끌려 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총 4개 장에서 제시된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우리는 비난과 상처에 취약하게 된 원인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상처받을 용기, 미움받을 용기다. 우리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는 없다. 인생은 나를 아껴주는 몇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
인정받지 않아도, 욕을 먹어도 괜찮다. 싸구려 인정은 입에 발린 말일 뿐이며 사람은 누구나 욕을 먹고 산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우월감을 느끼려는 마음이 강할수록 자존감은 작아지고 자존심만 커지게 된다.

이유진 인터파크 문학인문팀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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