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추관 가동 축소에 브렌트유 50弗 돌파…유가 바닥론 솔솔

파이낸셜뉴스       2015.02.03 17:40   수정 : 2015.02.03 22:10기사원문

바닥론 힘받나.. 더치셸 등 석유업체들 투자계획 대폭 축소 발표 시장 안정 기대감 커져 WTI도 49.83弗로 올라 "연말까지 가격 회복될것"

"바닥 아냐" 경계론도.. 가동 중단된 시추관들 채산성 낮은 곳 대부분 美 생산량은 여전히 증가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자 유가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한 공급과잉, 달러 강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불안, 세계 경제성장 전망 하향 등 약세요인이 산적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석유상품시장 트레이더와 애널리스트들이 미국의 셰일석유 시추관 가동 축소 소식에 브렌트유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고 국제유가가 실제로 바닥을 쳤는지 분석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30일 런던선물거래소에서 최고치가 전날보다 배럴당 3.83달러 오른 53.08달러를 기록했으며 2일에도 최고 55.09달러까지 오르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지난달 30일보다 1.98달러 오른 49.83달러에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유가 반등 원인으로 우선 지난주 미국 석유업체들이 100개 시추관의 가동을 중단한 것과 로열더치셸·코노코필립스의 투자계획 대폭 축소 발표, 올 들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비회원국가들의 원유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저유가로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증가세를 보이는 등 수요는 지난 2주 동안 하루 2000만배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에너지투자은행인 투더피커링홀트 앤드 컴퍼니에 따르면 시추관 가동 중단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 석유연구 대표인 고든 콴은 시추관 가동 중단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15~20% 감소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유가가 회복될 것이라고 투자서한에서 밝혔다.

그렇지만 최근의 브렌트유 가격 급등은 일시적인 것으로 가격이 바닥을 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저유가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각각 0.3%포인트 하향하는 등 글로벌 둔화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석유업체들의 시추관 가동 축소에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증가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지난 31년래 최고인 920만배럴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가동이 중단된 미국 시추관들은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공급 증가를 억제하려면 배럴당 40달러대에는 거래돼야 하며, 셰일석유업체들의 투자가 크게 감소하지 않고는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OPEC은 지난주 압달라 엘바드리 사무총장이 "가격이 바닥을 쳤을지 모른다"고 언급했지만 유가 반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올 1·4~2·4분기에 각국 정유사들의 시설이 정기점검에 들어가면 유가가 배럴당 30~35달러로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걸프만의 한 산유국 대표는 현재 시장에 원유가 과잉공급된 상태라 저유가가 지속될 것이며 비축량이 전반기에는 감소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국제뉴스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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