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중인 선박들로 꽉찬 야드, 성동조선해양 '재도약' 시작
파이낸셜뉴스
2015.04.05 17:41
수정 : 2015.04.05 17:41기사원문
2017년 1분기까지 수주, LPG 운반선 개발 완료 경영 정상화 기반 구축 중
【 통영(경남)=김호연 기자】 성동조선해양이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했다. 수년간의 채권단 관리를 거치며 이어져온 체질 개선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2년전만해도 썰렁하던 야드(yard)는 건조 중인 선박들로 빼곡해졌고 의기소침해있던 직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돌아왔다. 전날(2일) 내린 요란스런 봄비가 바짝 마른 대지를 시원하게 적셔준 것 처럼 지난 5년간 이어져온 '인고의 시간'이 재도약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2년만에 성동조선해양을 다시 찾았다.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기대반 우려반' 속에 조선소 정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우려가 기대로 바뀌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과거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던 야적장은 각종 기자재와 의장재로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다.
선박 몇 척만이 '배 만드는 조선소입니다'라고 존재의 이유를 확인 시켜주던 2013년과는 달리 야드에는 수십개의 블럭과 용접 및 도장 작업 등이 한창인 선박들로 가득했다. 야드 바로 옆 바다에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머스크가 발주한 MR탱커 10척의 첫 번째 시리즈 선박이 경사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구본익 대표이사 직무대행 부사장은 "인도(Delivery) 기준으로 2017년 1분기까지의 물량을 수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2012년 수주 선박이 단 3척에 불과했던 것과는 비교 자체가 힘들다.
수주 물량만이 아니었다. 체질 개선도 고무적이란 평가다.
현장에서 만난 채권단 관계자는 "그동안 비용, 인력, 경영 관리측면에서 괄목할 개선을 이뤄나갔다"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조선소 가운데는 가장 정상화에 근접해 있다"고 강조했다.
구 부사장도 "그동안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야드 운영, 과다한 차입 투자 등 내부 요인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이제는 생산 단가를 줄이고 영업 손실을 제로(Zero)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 풀어야 할 숙제는
물론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도 산재해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5년째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다.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현재도 수천억원의 선박 건조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의 벌커와 탱커, 컨테이너 등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대형 상선 위주의 선종 외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도 당면 과제다.
구 부사장은 "새로운 먹을거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스 운반선과 듀얼 가스 연료선 등에 대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의 경우 기술 개발은 모두 완료된 상태"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인력 수급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던 2012년 야드를 떠났던 협력사 직원들의 빈자리로 인해 공정 진행이 다소 더디다.
900t급 골리앗크레인 조종실에서 만난 입사 14년차 직원은 "요즘 수주 물량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인력 부족으로 인해 공정 속도가 기대만큼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조급해하진 않는다.
구 부사장은 "현재 조선 시황이 매우 어려운 만큼 공격적인 경영보다는 효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갈 방침"이라며 "40%~50%였던 사내 제작 비율을 75%까지 끌어 올리고 선박 인도도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내 엘리베이터마다 부착돼 있는 '2015년 경영정상화 기반 구축의 해'라는 표어가 허투루 보이지 않는 이유다. fnkh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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