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율 1%P만 올라도 기업 1634억 부담
파이낸셜뉴스
2015.05.07 17:16
수정 : 2015.05.07 17:16기사원문
기업·근로자 절반씩 부담, 대기업 투자 차질 불가피.. 중기 실질임금 감소 우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인상을 두고 기업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절반 이상은 기업과 근로자가 절반씩 부담하는 사업장 가입자다. 대기업은 소득대체율 인상에 따라 보험료율이 오르면 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은 보험료율이 오르면 실질임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인력수급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주장이다.
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중 사업장 가입자는 1233만명으로 58%를 차지했다. 이어서 지역가입자 18%, 임의가입자 0.1%순이었다. 이는 국민연금 기금 납부에서 사업장 가입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만약 야당의 주장대로 1%포인트만 올릴 경우 기업이 부담할 금액은 1634억원까지 늘어난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대로 9%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경우 보험료를 1조4708억원이나 더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17개 주요 대기업은 올해 국내에 34조4000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0월 초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올 한 해 투자계획보다 12조원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고용은 지난해보다 약 6.3% 줄어든 12만18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고용축소 상황에서 연금료율 인상은 더 큰 투자위축을 부른다는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인상되면 투자 활성화 부분에서 위축이 될 수밖에 없다"며 "보험료율이 어느 정도 인상될지 모르지만 올라가면 기업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실질임금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사업주는 형편상 보험료율이 인상되면 임금인상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대기업과의 임금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 임금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기업의 구직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 근로자 부족은 임금 때문인데 이 부분(대기업과의 격차)이 더 커져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며 "앞으로 인상폭이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인상폭과 관련 논의가 진행되면 기업들 입장도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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