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심리치료요법으로 주목받는 '동물매개치료'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       2015.05.10 17:50   수정 : 2015.05.10 22:12기사원문

우울증 완화에 효과… 국내선 걸음마 단계

1962년 미국에서 첫 등장 한국, 치유센터 부족한데다 전세계 유일하게 유상 진행.. 전문교육기관 마련 등 절실





지난달 세종특별시 전의면 운주산 초입. 장애우를 동반한 가족 140명, 자원봉사자, 대학생 등 총 350명의 참가자와 200마리 반려견이 한 곳에 모였다. '장애를 가진 사람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한 이날 행사는 세종시 주최, 이웅종 동물매개치유센터 주관으로 열렸다. 행사에 참여한 한 지적 장애 아동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개를 만지던 것을 꺼려하던 아이가 개와 같이 등산을 하며 밥도 같이 먹고, 춤도 같이 추는등 밝아졌다"고 말했다.

■대체 심리치료 요법으로 주목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매개로 한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한 동물매개치료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혼자 사는 노인,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지고 대인 관계에 어렴움을 겪는 청소년들도 늘어나면서 대체 심리 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동물매개치료는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부족한 부분을 향상 시켜주고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동물매개치료의 개념은 1962년 미국의 소아정신과 의사인 보리스 레빈슨에 의해 정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던 아동들이 자신의 애견 '징글'과 놀면서 치료 없이 회복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를 통해 동물을 통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는 우울증, 간질환, 심근경색, 협심증, 대인기피증, 자폐증 등 많은 부분에 활용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1990년대 중반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와 한국동물병원협회 등이 인천에 있는 보육원 등에서 동물매개치료를 소개하며 알려지기 시작했다. 동물매개치유센터를 운영하는 이웅종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한국동물매개치료연맹 등 관련 단체가 있고 일부 대학들 역시 관련 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라며 "국내의 경우 유료 시설을 이용하면 1회 치료에 25만원 정도로 8~16회 정도 진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걸음마 단계 전문가양성 필요

국내의 경우 맹인안내견 등 도우미견은 어느 정도 활성화 돼있지만 동물매개치료 현황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교수는 "운영중인 매개치료센터를 통해 수원시 장애인 부모회, 혜원학교 등과 동물매개치료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동물매개치료가 필요한 대상의 경우 취약계층이 많은데 현재까지 일부 시설의 비용도 비싸 대중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의 경우 주로 유료시설이 이용되고 있지만 해외 대부분은 동물매개치료의 경우 자원봉사자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동물매개치료복지협회의 박종관 사무국장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매개치료를 유상으로 진행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애견 문화가 활성화된 미국, 호주 등 애견 선진국은 자원봉사자들이 봉사관련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요양원이나 병원 등에 가서 활동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무국장은 "국내의 경우 반려동물 치료를 원하는 수요가 있어도 병원이나 요양 시설 등에서 감염, 위생 등의 문제로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협회등에서도 반려 동물매개치료 전문가 양성 및 복지관 등과 연계한 공급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완동물을 사용한 심리적 치유활동에 '치료'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뉜다. 이 교수는 "국내의 경우 의학계의 반대로 '치료'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 '동물매개힐링'이란 말로 대체해서 쓴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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