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사업 포기할 순 없다

파이낸셜뉴스       2015.08.17 17:57   수정 : 2015.08.17 17:57기사원문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비록 적자를 기록하며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있지만 진짜 독인지 약인지는 지금부터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해양플랜트 사업을 국내 조선사에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는 한 임원의 말이다.

올 2·4분기 '빅3' 조선사가 입은 손실은 5조원 규모. 일부 일회성 비용 증가 탓도 있지만 대부분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손실을 봤다. 조선사는 이처럼 큰 손실을 얻게 됐을까. 일반인들은 저가수주 탓이라고 지적한다. 입찰에서 수주에 성공하기 위해 제조원가를 다른 기업보다 싸게 제시한 탓이라는 것이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한다.

해양플랜트를 많이 수주한 2011년 당시에는 전 세계 발주물량이 미국발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가 불어닥치며 3분의 1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감이 없어 놀면서 고정비용을 지출하는 것보다 고정비용이라도 만회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양플랜트를 선택한 것이다. 짐작건대 그때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지금쯤은 일감이 없어 문을 닫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단위의 적자에 가려 생존을 위해 선택한 해양플랜트 사업이 잘못된 사업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그러면서 해양 플랜트 비중을 낮추고 상선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천수답식으로 해외 발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국내 조선소는 우리 입맛에 맞게 수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2011년 당시에도 상선 발주가 있었다면 상선을 수주했지 해양플랜트를 수주하진 않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적자를 기록했다 해서 해양플랜트를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점이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잘될 때는 산업단지 육성과 자재 국산화 등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가 적극 나서서 약속을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산업단지 터 파기 공사조차 안되고 있다. 모두가 올스톱 상태다.

제조업이 부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인재 양성은 물론 기술력 등이 같이 따라와야 한다.
지금의 해양플랜트 사업이 적자를 보게 된 것도 엄밀히 따지고 보면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았던 점이 더 크다.

해양플랜트 관계자는 "설계인력 양성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 이제 해양플랜트가 제대로 빛을 보나 싶었는데 적자 때문에 말짱 도루묵이 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손사래를 치기보다는 신사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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