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유동성 부족 우려 회사채 시장에 1조 투입
파이낸셜뉴스
2015.08.27 17:20
수정 : 2015.08.27 22:06기사원문
정부와 한국은행이 기업들의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올 하반기 총 1조원 규모의 회사채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신용보증기금이 회사채 차환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의 회사채를 대신 인수하는 방식이다. 세계 금융시장 불안 확산에 따른 외국인 자본 이탈과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 일부 대기업의 경영악화가 더해지면서 국내 회사채 시장 경색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한은은 먼저 산업은행에 총 3조4000억원을 초저금리(연 0.5%)로 대출한다. 산업은행은 이 돈을 다시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연 2.0%, 총 3조4500억원)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다.
산은은 금리차로 인해 500억원의 실탄을 쥐게 된다. 산은은 이를 그대로 신용보증기금 보증재원 확충에 출연한다. 한은이 산업은행을 통해 우회적으로 신보에 500억원을 출연하는 셈이다. 한은이 직접적으로 신보에 출연하는 대신 산은을 통한 '우회 출연' 방식을 택한 건 발권력 동원에 따른 부담을 일부 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500억원의 재정을 신보에 직접 지원한다. 신보는 정부와 한은이 마련한 총 1000억원을 보증재원을 기반으로 올 하반기 총 1조원 수준의 '회사채 안정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 올 하반기 회사채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지원한다.
이번 계획은 정부와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이 지난 2013년 7월 마련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방안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당시 STX, 웅진 등의 연쇄도산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자 신보의 P-CBO 발생을 통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골자로 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당시 신보의 P-CBO 발행한도는 총 6조4000억원으로 설정됐으며 최근까지 한진해운, 현대상선, 동부제철 등 5개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 등에 약 5조5000억원이 지원됐다. 이번에 지원되는 부분은 그 잔액인 1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당시 정책금융공사)에 신용보증기금 출연금 10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정부와 한은이 2년 전 마련한 회사채 시장 안정화방안을 다시 꺼내든 건 최근 중국 경기둔화로 인한 금융시장 위축으로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총 35조원이며, 이 중 비우량(신용등급 A등급 이하) 회사채 만기 규모는 15조9000억원이다. 한은의 한 금융통화위원은 최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 "향후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시장금리 인상 여파로 위험자산인 회사채, 특히 비우량 회사채는 금리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회사채 발행규모는 지난달 12조9307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1조4676억원(10.2%) 감소했다. 일부에선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 전반에 불신이 확산된 것으로 해석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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