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장력강 車강판 만드는 현대제철 당진 공장
파이낸셜뉴스
2015.10.14 16:52
수정 : 2015.10.14 22:12기사원문
레이저용접 38초만에 超고장력강 뚝딱
제네시스 절반이 60K이상 초고장력강
BMW5 강판보다 강도 1.6배나 강해
【 당진(충남)=최진숙 기자】 길이 3㎞짜리 자동차용 강판은 천장 막대에 빨래처럼 걸려 있다. 막대마다 38m 높이로 매달린 강판은 1㎜도 안되는 두께였다. 두께와 무게는 줄이면서 강도는 최대한 높은 강판을 만들어내는 건 지금 글로벌 철강사들이 안고 있는 숙제다.
지난 12일 오전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에선 레이저용접이 한창이었다. 1.5㎞ 길이 핫코일들을 이어 붙여 남은 공정 일체를 원활히 하기 위한 작업이다. 용접에 걸린 시간은 38초. 레이저용접은 전기저항 용접보다 단연 성형술이 뛰어나다. 둘을 잇댄 부분이 흔적 하나 없이 감쪽같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레이저방식은 초고장력강 용접에 적합한 장비"라며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으면 원하는 장력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현대차 '2015 제네시스'는 60K이상 초고장력강이 51.5% 적용됐다. 강도면에선 BMW5보다 1.6배 강한 것으로 실험결과 나왔다. 초고장력강중에서도 150K급은 11.8%, 100∼120K급 8.6%, 60∼80K급이 31.6%였다.
이 제네시스 같은 자동차에 쓰이는 차강판에 초고장력 힘을 부여하는 핵심기지가 여기 2냉연공장의 냉간압연 설비다. 염소로 세척된 강판은 압연롤 사이를 지나 회당 최대 2700t 압하력을 지닌 압연통에서 120K까지 강해지고 있었다. 이곳에 병렬식으로 연결된 압연통 개수는 여섯개(6스탠드). 다섯개(5스탠드)가 기본인 글로벌 철강사와 비교하면 진화한 설비라는 게 현대제철측 설명이다.
압연과 용접이 끝난 강판을 기다리고 있는 곳은 가열로,냉각로였다. 코크스오븐 가스로 최대 950도까지 가열한 뒤 고속수소냉각설비 안에서 급속 냉각 작업이 진행된다. 차부위에 따라 달라야하는 강도는 이 가열, 냉각작업을 통해 조절되고 있었다.
냉각을 마치고 액체 아연이 담겨진 포트에서 아연을 몸에 입히고 말리면 초고장력 아연도금 차강판은 비로소 완성된다. 이곳서 생산되는 현대제철의 냉연강판은 연간 250만t. 이웃하고 있는 1냉연공장과 순천 공장을 합하면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연간 냉연강판은 600만t이다. 이중 자동차용으로 쓰이는 강판은 500만t 가량 된다. 경쟁사 포스코는 차강판으로 연간 850∼900만t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차강판 개발에 본격 뛰어든 것은 한보철강 인수 후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2006년 무렵이다. 그뒤 당진에 첫 고로가 완공된 2010년부터 자체 생산한 핫코일로 차강판 제조를 시작했다. 고로 건립과 동시에 차강판을 생산해낸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볼 수 있다.
2013년부터 초고장력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 현대제철은 이제 강도와 유연성, 여기에 경제성까지 갖춘 3세대 신강종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개발 막바지단계인 AMP(다상복합조직강)가 대표적이다. AMP는 강도 100K, 연신율 20~30%의 성능을 갖게 된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는 내년초 시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 양산은 2∼3년 후다. 현대제철은 이 AMP로 모기업 현대차뿐아니라 글로벌 완성차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jins@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