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 뮤지컬 첫 도전 "초등학교때 섰던 첫 연극무대처럼 짜릿합니다"

파이낸셜뉴스       2015.11.25 17:49   수정 : 2015.11.25 17:49기사원문
배우 유연석 '벽을 뚫는 남자'로 뮤지컬 첫 도전
"드라마와 달리 긴 호흡 필요.. 연기 내공 키우는데 큰 도움"



우체국 민원 처리과에서 근무하는 듀티율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남자다. 쳇바퀴 도는 일상 속, 성실함을 무기로 하루하루 살아가지만 돌아오는 건 요령 좋은 동료들의 놀림 뿐이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사는 동네가 정전이 된다. 그런데 수시로 나던 이전의 정전과는 뭔가 다른 느낌. 전기가 들어오자 그는 집 안에 들어와 있다.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 벽을 뚫고 지나다닐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이 생겨버린 것이다.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이렇게 시작한다. 소심한 남자가 벽을 뚫는 능력으로 영웅이 되고 사랑을 위해 세상과 맞서는 과정에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유연석(사진)이 이 역할로 뮤지컬에 첫 도전했다. 지난 24일 서울 대학로 홍익대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느꼈던 짜릿함을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그때 '개똥벌레'라는 연극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어요. 객석의 박수소리에 몸이 찌릿하더라고요. 뭔가 준비해서 보여주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막연히 꿈을 꿨는데, 이번에 무대에 서니 만감이 교차하네요."

배우로 데뷔한 이후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데 첫 작품이 뮤지컬이다. 노래가 돼야 한단 얘기다. 게다가 '벽을 뚫는 남자'는 대사 없이 극의 모든 내용을 노래로 풀어가는 '송스루(song-through)' 뮤지컬이다. 보통 뮤지컬은 수록곡이 30곡 내외인데 반해 이 작품은 무려 49곡이며 각 배역마다 솔로곡이 있다. 도망갈 데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 22일 첫 공연에서 유연석은 매끄럽게 듀티율 역을 소화했다. 그의 노래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다. 드라마 삽입곡은 물론 예능과 광고 등에서도 자신의 장기를 수차례 선보여 그간 뮤지컬 제작사로부터 숱한 러브콜을 받았다.

이 작품의 배우이자 연출로서 그를 캐스팅한 임철형은 유연석을 두고 "듀티율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그는 "솔직하고 담백한 본성에서 듀티율을 이끌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만남에서 노래의 느낌까지 얘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유연석은 이 작품을 "운명처럼 선택한 뮤지컬'이라고 했다. "커튼콜 때 함께 연기하는 선배들이 저를 소개해 주시면 제가 '성공이야. 오, 멋지게 해낸거야' 이렇게 노래를 부르며 나와요. 그 가사가 여러가지 의미로 느껴져요. 많은 분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정말 행복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주로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다가 무대에 오르니 배우로서 얻는 것도 많다. "드라마나 영화는 컷을 나눠서 연기하지만 무대에서는 2시간 넘게 신을 이어가잖아요. 긴 호흡을 감당할 수 있는 내공이 생기는 거죠. 또 공연은 관객 반응을 보면서 연기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무엇보다 공연을 한다는 것 자체로 에너지를 얻어요."

2006년 국내 초연한 '벽을 뚫는 남자'에서 박상원, 엄기준, 임창정, 이종혁, 마이클 리 등 실력파 배우들이 듀티율을 거쳐갔다.
올해는 유연석과 함께 이지훈이 듀티율을 번갈아 맡는다.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신 스틸러'로 활약하는 조재윤도 의사 '듀블'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배우 고창석이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이 역할을 나란히 맡는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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