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사범 20년간 택시운전 금지규정.. 헌재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위헌"

파이낸셜뉴스       2016.01.04 17:40   수정 : 2016.01.04 17:40기사원문
내년 6월까지 개정해야

마약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으면 일괄적으로 20년간 택시운전을 못 하도록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규정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회는 내년 6월말까지 마약사범의 택시운전 면허 취득 금지 기간을 다시 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심모씨 등 2명이 "심판대상 조항은 지나치게 가혹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24조 4항 1호 가목과 시행령 16조 등을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조항은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나거나 면제된 날부터 20년이 지나지 않으면 택시운전 자격을 딸 수 없거나 취소토록 했다.

헌재는 범죄 유형이나 죄질, 재범 위험성 등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금지기간을 정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20년은 다른 자격증 관련 직업의 결격.취소 사유 관련 법률에서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긴 기간"이라며 "실질적으로 해당 직업의 진입 자체를 거의 영구적으로 막는 것에 가까운 효과를 나타낸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2012년 개정 당시 살인.마약 등 중범죄자의 택시운전자격 제한기간을 2년에서 20년으로 늘린 것에 대해 "관련 범죄 예방을 위한 필요 최소한의 기간인지 실증적 뒷받침이 없고 필요성이나 효과에 대한 분명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단순 위헌으로 결정할 경우 마약사범의 택시운전 자격제한 규정이 전부 사라진다며 내년 6월30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개선입법 때까지 현행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김창종.서기석 재판관은 "마약 범죄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국가와 국민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재범률 또한 높다"며 "심판대상 조항이 20년간 택시운송사업 운전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제한한 것은 공익을 위한 불가피한 입법권의 행사"라며 합헌 의견을 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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