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악벽마 평가시스템' 도입

파이낸셜뉴스       2016.01.28 18:14   수정 : 2016.01.28 18:14기사원문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악벽사고 최소화 기대"

지난해 8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는 한 경주에 걸린 7억원의 돈이 한순간 날아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주마 '대한의명성'이 경주 출발 직전 대기하는 출발대 안에서 요동치며 출발을 거부하는 '악벽(惡癖.나쁜 버릇)'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한의명성'은 끝내 경주를 거부했고 이 경주의 매출액 25억원 중 '대한의명성'에 걸렸던 7억원이 환급됐다. 말의 등에서 튕겨나간 기수는 타박상으로 1주일을 쉬어야 했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국내 최초로 악벽 경주마를 대상으로 출발훈련 수준을 계량적으로 평가하는 '출발레이팅(출발훈련수준 평가제)' 제도를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경주마의 출발악벽은 경마의 대표적인 골칫거리다. 출발악벽으로 인한 사고는 말 뿐 아니라 기수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지난해 악벽 사고로만 총 27억원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

출발레이팅 제도는 이런 경주마의 출발악벽을 좀 더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계량화 해 그에 맞는 적절한 훈련처방으로 경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행됐다.

출발레이팅 제도는 경주마가 출발하는 도중 발생하는 각 상황을 20단계로 정밀하게 세분화해 계량화했다.

5개 항목의 종합 성적이 70점 이상이면 대체로 출발훈련수준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70점 미만이거나, 특정 항목에서 11점(항목당 20점, 총점 100점 만점) 미만일 경우, 좀 더 출발훈련이 필요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출발레이팅을 활용해 경주마들을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출발악벽의 '전과'가 있거나 평소 발주기에 들어갈 때마다 말썽을 부리는 말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린 뒤 일주일에 2회 실제 경주와 유사한 상황을 만들어 '출발레이팅'을 평가하고 반복훈련과 운동처방으로 악벽을 교정할 계획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오는 2017년 부터는 모든 경주마를 대상으로 출발레이팅 제도를 확대 시행해 경마팬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고진형 부산출발전문 위원은 "말의 악벽을 완전히 없애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당근과 채찍'을 통한 반복교육으로 악벽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며 "나쁜버릇을 가진 경주마를 대상으로 출발레이팅으로 평가해 훈련처방과 반복교육을 통해 악벽사고를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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