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한류 이끄는 한국 건설사
파이낸셜뉴스
2016.02.10 15:41
수정 : 2016.02.10 21:18기사원문
한류열풍이 가장 강한 곳은 동아시아지역이라는걸 부인하기 어렵다. 거리상 가까운데다 아무래도 유사한 문화가 한몫했음 직 하다. 기자가 취재차 지난주 들렀던 싱가포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 한류야 TV나 스크린을 통해 퍼졌다 치고 그냥 번화가를 걷다보면 자연히 한국을 만나게 된다.
우선 익숙한 음식과 화장품 브랜드가 수시로 눈에 띈다. 오차드 로드를 걷다보면 연예인 신정환이 직접 운영하는 빙수집 아이스랩(ICE LAB)을 만날 수 있다. 길거리 상점과 쇼핑몰이 즐비한 부기스(Bugis) 스트리트 인근에는 '눈송이 빙수'라고 떡하니 걸려있는 한국어 간판도 만날 수 있다. 일년 내내 평균 기온이 영상 25도 안팎인 나라이니 다양한 토핑을 얹을 수 있는 한국 빙수야 말로 혁신이다. 이니스프리나 에뛰드하우스 등 화장품 브랜드도 부기스에 몰려있다 하니 이제 이곳에서 없는 한국 브랜드를 찾기가 어려울것 같다.
건설 한류도 싱가포르 곳곳에 자리잡았다. 대표적인 곳이 지하철 역이다. 인도인들이 모여사는 '리틀 인디아(쌍용건설)', 친환경적인 '오트램 파크(대림산업)', 새로 생기는 '마린 퍼레이드(삼성물산)', '탬파인 이스트(GS건설)' 등의 공구가 모두 국내 건설업체들의 작품이다. 싱가포르 정부가 추진중인 대형 케이블 매설공사(전력구 공사)도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SK건설 등이 각각 따내 공사가 한창이다.
현장에서 이들의 수주 과정을 들어보면 드라마가 따로 없다. 발주처의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져 고도의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현장 얘기다. 마린 퍼레이드 입찰의 경우 육상교통청(LTA)은 입찰 가격에서 4등에 그친 삼성물산에 공사를 맡겼다. 건축정보시스템(BIM)을 도입한 분석 방법으로 LTA가 제시한 기본 공사단계를 파격적으로 줄이도록 한 역제안이 먹혔기 때문이다. 탬파인 이스트역을 시공중인 GS건설은 초기 단계에서 합리적인 공법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발주처로부터 2개 지하철역 출구공사를 추가로 따내기도 했다.
한때 중국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치고 들어왔지만 아직은 발주처의 신뢰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앞서 낮은 가격으로 중국이 수주한 일부 공구에 다소 문제가 발생해 발주처 입장에서도 속앓이를 했다고 한다.
굳이 건설에 '한류'라는 말을 붙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해외 인프라 공사는 초기 진입이 어렵지만 한번 신뢰를 쌓으면 추가 수주로 돌아오게 된다. 싱가포르 건설시장은 초기에 수주에서 승기를 잡았던 유럽 건설업체들이 나가 떨어지고 이제는 우리나라와 일본 업체들간 승부의 장으로 바뀌고 있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따낸 국내 건설 브랜드가 더 많은 곳에서 빛나길 기대해본다.
ksh@fnnews.com 김성환 건설부동산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