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적정수준 유지해야

파이낸셜뉴스       2016.02.18 17:05   수정 : 2016.02.18 22:45기사원문



3월부터 기업들의 주주총회와 함께 본격적인 배당시즌이 시작된다. 우리나라 기업의 주가는 비슷한 외국 기업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

중요한 이유는 외국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불하는 비율)이 낮기 때문이다. 2015년 5월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조사대상 51개국 중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이 최하위였다.

국가별 배당성향을 보면 호주(70.8%), 핀란드(69.0%), 대만(47.7%), 태국(46%), 중국(31.6%), 일본(28.0%)에 비해 한국은 16.8%에 불과했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시절 정부는 국내소비를 늘리기 위해 기업들로 하여금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했다. 배당을 잘 안하는 기업에는 페널티를 주고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주었다. 그 결과 최근에는 국내기업의 배당성향이 많이 높아졌다. 예컨대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배당성향이 2011년 11.5%에서 2015년에는 24%로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국제수준에 비하면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했을 때 재계나 일부 전문가들은 또 하나의 규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배당정책은 전적으로 기업의 자유이다.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배당은 주주가치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본다. A기업의 자본금이 1000억원인데 매년 300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이 기업은 매년 30억원만 배당하고 나머지는 이익잉여금으로 회사에 유보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기업은 매년 이익잉여금으로 270억원씩 축적해 회사는 점점 더 건실해진다. 수년 후에는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누적액이 2000억원을 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는 매년 30억원만 배당한다. 그와 같은 낮은 배당 정책의 논리는 미래 투자를 위해 사내유보를 많이 하는 것이며, 사내유보의 과실은 결국 주주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과연 실제로 모든 주주가 사내유보로 인한 혜택을 골고루 누리게 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지속적으로 배당을 적게 하고 사내유보를 많이 할 경우 그 혜택은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많이 보고 소액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보게 된다.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고 사내유보가 많아질 경우 주주들은 주가상승이나 배당증대를 기대한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해도 배당이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그 기업의 주식은 시장에서 인기를 잃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다. 이 경우 소액주주들은 배당도 안 늘어나고 주식가격도 기업가치만큼 안 올라 사내유보 확대로 인한 기업경영의 성과를 충분히 공유하지 못하게 된다.

반면에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는 자기 몫 이상의 이익을 누리게 된다. 배당은 적게 하고 사내유보는 많이 함으로써 기업가치는 크게 늘어난다. 축적된 사내유보를 이용해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등 기업을 확대할 수 있다. 주식을 매각할 경우에는 소액주주들이 기업의 실질가치보다 낮은 시가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데 반해 대주주는 기업의 실질가치대로 매각할 수 있다. 또한 사내유보가 많아 기업이 확대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이 커지게 되고 그것은 결국 대주주 몫이 된다.

일전에 동양시멘트를 매각할 때 대주주는 당시 시가보다 30% 이상 비싸게 매각했는데 소액주주들은 그와 같은 기회가 없었다.
미래 투자를 위해서 이익 일부의 사내유보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배당을 적게 하는 경우 기업의 경영성과 배분에 있어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가 유리하게 되어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 따라서 소득분배 개선을 위해서 배당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

최종찬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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