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 미디어산업 정책 새판 짜야
파이낸셜뉴스
2016.02.18 17:23
수정 : 2016.02.18 22:26기사원문
통신·미디어 융합 세계적 추세.. 영역 확장만이 살 길
美·유럽 등 M&A 통해 통신사 새판짜기 확산
"과거 유선통신 산업이 인터넷 전환 못해 사양길.. 이동통신 산업도 같아 영역 못 넓히면 고사"
#1. 세계 미디어시장의 복병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전세계 방대한 사용자들의 영상 시청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개인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디지털 서비스다.
#2. 전 세계적으로 통신서비스회사들은 성장절벽에 몰려있다. 단순한 통화료 수익은 더이상 통신회사의 생존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당장은 통신요금을 올리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있지만, 미디어 산업으로 주력사업을 전환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나서고 있다.
글로벌 통신-미디어산업의 현주소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M&A)해 대형 미디어 사업자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통신산업, 미디어 새판짜기가 글로벌 추세
18일 방송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통신회사들의 새판짜기를 위한 M&A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는 통신사와 미디어 기업간 M&A를 심사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누여겨보고 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물론 각국 정부에서도 융합산업을 통해 전체적인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M&A 심사의 방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통신사 AT&T의 DirecTV 인수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인터넷TV(IPTV)기반의 유료방송사업자인 AT&T와 위성방송사업자인 다이렉트TV 간 M&A가 상호 보완을 통해 경쟁촉진 효과가 크고, 미국 방송통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방송 통신사간 인수합병으로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완료했으며 융합 서비스를 위한 생태계 토대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TV로는 글로벌 미디어 경쟁 불가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케이블TV 산업은 아직 절반 가량이 아날로그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25%가 아날로그 환경에 놓여 있는 셈이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전국민의 25%에 달하는 아날로그 케이블TV 인프라는 사실상 글로벌 미디어 시장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그렇잖아도 좁은 국내시장에서 국경의 한계 없이 경쟁을 선언하는 글로벌 미디어사업자들과 경쟁하기가 버거운데 아날로그 가입자들이 여전한 상태에서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 등 미디어 산업 전반에서 경쟁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게다가 전세계적 ICT 산업 추세는 일제히 미디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오는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콩그레스(MWC) 2016의 최대 관심사는 가상현실(VR)이다. MWC 2016에 선보일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제품은 일제히 동영상, VR 등 첨단 콘텐츠를 즐기는 기기로 변신한다. 모바일과 디지털을 화두로 전세계 이동통신 산업이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기존 통신정책, 미디어정책으로 전환해야
그도 그럴것이 이미 이동통신의 통화요금은 무선인터넷 사용의 덤으로 내려앉았다. 사용자들은 더이상 음성통화를 위해 이동전화 요금을 지불하지 않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더이상 이동통신 산업은 단독 통신산업으로 생존하는게 어려운 시대"라며 "과거 인터넷으로 전환하지 못한 유선통신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던 것처럼 이동통신 산업 역시 미디어와 융합산업으로 영역을 넓히지 못하면 3~4년 안에 사양산업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현실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정부의 통신산업 정책도 시급히 미디어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M&A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시각이 좀더 넓어져야 한다"며 "기존 이동통신 산업 구조에서 경쟁관계를 따지는 것으로 이번 M&A를 바라보면 국내 이동통신 산업은 결국 과거지향형 산업으로 고사위기를 넘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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