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생사' 또 미뤄지나…'진박' 특혜 논란도
파이낸셜뉴스
2016.03.16 16:21
수정 : 2016.03.16 16:21기사원문
제20대 총선을 위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공천 심사가 막바지에 달하면서 현역 '컷오프'(공천 배제)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낙천의 '쓴맛'을 본 친이(親이명박)계를 위시한 비박계는 '역대 최악의 밀실공천'이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생사 기로'에 선 유승민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는 16일 당 최고위원회가 비공개 회의에서 격론을 벌였지만 최종 결정을 선뜻 내리지 못했다.
■ 與 공천 심사 마무리…유승민만 남아
공관위는 출범 42일째인 이날까지 전체 지역구 253개 중 250개 지역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했다. 유 의원과 호남 일부 지역만 남은 셈인데, 호남의 경우 당내에서 관심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자면 유 의원이 공천전(戰)의 마지막 '뜨거운 감자'로 남은 셈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 의원 공천 여부는) 공천위원들 간에 의견차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최종 결정은 공관위에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7차 공천 결과 발표된 현재 현역 의원 중 26명이 컷오프 또는 경선패배 등으로 낙천됐다. 이날도 낙천한 의원들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선언도 이어졌다. 조해진 의원은 국회 정론관을 찾아 "역대 최악의 보복, 집단 학살공천으로 정당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임태희 전 의원은 "새누리당이 사당화, 사조직화되고 있다. 이번 공천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의 재심 수용에도 이 위원장이 반려 입장을 분명히함에 따라 주호영 의원도 무소속 출마 강행이 예상된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 지지자들은 이 의원 낙천에 반발해 당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진격의 진박(眞朴), 특혜 논란도
이번 공천 결과 비박계 컷오프가 현실화되고 있는 반면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친박) 인사들은 공천장을 잇따라 받아 특혜 논란도 나온다. 전날 대거 낙천된 의원들이 대부분 친이계 등 비박계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중 상당수가 박근혜 정부와 대립각이 분명했던 이들이어서 '정치적 보복'이라는 볼맨 소리도 터져나왔다.
전날 단수 공천으로 경선 없이 본선 직행 티켓을 쥔 안대희 전 대법관,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그간 해당 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에게 밀렸었다. 특히 이들 상당수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대구·경북 또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단수 추천되면서 사실상 20대 국회 입성이 손쉬워진 것도 사실이다. 대구 지역의 경우 19대 현역 의원 12명 중 유 의원을 제외하면 3명만이 생존했다. 무려 8명이 컷오프되면서 "대구 지역은 초선 의원만 하라는 의미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남은 의원들도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구)·곽상도 전 민정수석(대구 중남구)과의 경선이 남아있어 생사를 장담하기는 힘들게 됐다. 일단 공천전에서 진박 인사들이 확살한 우위를 점한 만큼 경선전도 쉽지 않을 거으로 예상된다.
지역구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후보에도 진박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김승희 식양처장과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사직 후 바로 비공개로 신청했으며, 유인봉 전 국정기획수석,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친정부 인사인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 김재철 전 MBC 사장 등도 후보로 응모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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