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종로구청장 "신청사, 인문학적 요소 적용"
파이낸셜뉴스
2016.06.06 13:55
수정 : 2016.06.06 13:55기사원문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이 있죠"
그는 "종로구 신청사(조감도)를 짓는데 인문학적 요소를 적용,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했다. 특히 경기 용인시청사 등 호화 사치청사 건립에 대한 비난 여론 등을 의식했는지 조심스러웠다.
김 구청장은 종로구청장 연임 전에는 서울시 공직에도 있었고 이후 건축사 자격증을 갖고 사업을 했을 만큼 이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건축은 조형물도, 엔지니어링도 아니다. 인문학이다. 과거 어떤 역사를 가졌고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라는 어느 건축가의 말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그는 "종로구는 인문학적 요소를 적용해 사람의 무늬를 그리는 '사람중심의 명품 신청사'를 건립하겠다"고 전했다.
현 종로구청은 조선의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 선생의 집터였다. 일제 강점기인 1922년 수송국민학교로 건립돼 1975년부터 종로구청사로 사용됐다. 건립 100년, 건물 노후화로 누수와 균열이 발생해 청사 유지에 많은 예산이 들고 있다는 것이 김 구청장과 종로구 사람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종로구는 2003부터 청사건립 기금조례를 제정해 800억원을, 청사 개발업체인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800억원을 충당하고 서울시가 280억원을 지원해 재정을 마련했다.
종로구청을 처음 찾았다는 한 민원인은 "TV 미로찾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만큼 청사가 복잡하다는 얘기다. 100년 가까이 된 본관 건물, 1별관, 구내식당이 있는 2별관, 홍보전산과가 있는 소방서 건물 4층, 이것도 모자라 인근 이마빌딩 4층까지 빌려 청사를 운영하는 실정이다. 주민편의 공간이라곤 1층의 작은 도서관 '삼봉서랑'이 고작이다.
김 구청장은 "그간 이런 불편 때문에 여러차례 신청사 건립을 추진했으나 예산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번번이 실패했다"며 "그렇다고 주민편의 공간도 없고 사무공간이 절대 부족한 현 청사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의 임기 안에 청사를 건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예산 부담을 줄이고 주민문화예술 공간, 공공도서관 등 주민편의 공간을 확충하며 호화롭지 않은 청사를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구청장은 민관위탁개발 방식을 택해 관상복합청사를 짓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매년 약 100억원의 임대 수입이 발생한다고. 이 수익금을 수년간 나눠 건축비로 상환하겠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복안이다. 건축비 충당이 끝나면 종로구 세수는 한해 100억원 가량 늘어난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부터 청사 건립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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