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이 버스 외면하는 이유는?
파이낸셜뉴스
2016.08.22 15:28
수정 : 2016.08.22 15:28기사원문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버스 타기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들이 전체 1300만명 이상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하지만 정작 중국인과 일본인을 위한 버스 안내판과 안내 방송이 없어 버스 타기를 기피하는 것이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323만1651명이었다. 중국인이 45.2%로 가장 많았고 일본인이 13.9%였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약 60% 수준에 이르는 것.
이처럼 중국인과 일본인이 외국인 관광객의 주류지만 대부분은 관광 과정에서 버스를 외면하고 지하철을 이용한다. 경력 20년인 한 관광통역안내사는 "한국 관광을 위해 버스를 타겠다고 노선이나 정류장을 묻는 외국인은 없다"며 "대부분 지하철만 이용해 여행한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의 한 축인 버스가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불친절한 안내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 대부분이 한글로만 표기돼 있다. 일부 정류장 명칭의 영어 병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글 표시고 중국어나 일본어 표기는 없다. 또 외국인이 버스를 탄다 해도 하차가 쉽지 않다.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은 안내방송에 의존해 하차하지만 안내방송은 대부분 한글 또는 영어다.
버스로 접근이 가능한 남산도 예외는 아니다. 남산순환버스를 타면 'N서울타워'가 종점이기 때문에 외국인도 안내방송 없이 쉽게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남산에서 내려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하차 버스정류장 및 환승 정보가 필요하지만 중국어나 일본어로 제공하는 버스는 없다.
일본인 이키씨(33·여)는 "남산에서 내려올 때 남산한옥마을을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어디에서 내려야 할 지 몰라 앉아 있다가 결국 정류장을 지나쳤다"며 "지하철에는 일본어 안내 방송이 있는데 버스에는 없어 버스를 타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버스를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서울만의 상황이 아니다. 제주도 정도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버스 안내판 및 안내방송에서 중국어와 일본어는 빠져있다.
■시·공간적으로 외국어 병기 힘들어
서울시는 버스 관련 중국어와 일본어 안내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 시·공간적 어려움을 제기한다. 시간적인 어려움은 버스정류장 간 거리가 짧아 한글·영어·중국어·일본어 4개 국어로 모두 안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공간적 어려움은 크기가 작은 버스 안내판 안에 복잡한 노선도까지 들어가 있다 보니 한글 외에 다른 언어를 병기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까지 버스정류장 안내판과 안내방송에 외국어 안내를 추가하는 방법을 찾아본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안내판이나 안내방송 개편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안내방송은 녹음을 통해 중국어나 일본어 안내를 추가하는 게 가능하겠짐나 안내판은 숫자도 많고 노선마다 안내가 전부 달라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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