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 '기축통화' 되려면 금융시장 개방 서둘러야"
파이낸셜뉴스
2016.10.02 17:21
수정 : 2016.10.02 17:21기사원문
中 위안 SDR 통화 편입 IMF, 이달 1일부터 적용
반영 비율 10.92%로 달러.유로 이어 세번째
1990년대 日 실패 교훈 접근.지속성 높여야
중국 위안이 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산정에 기준이 되는 통화 바스켓(목록)에 포함되면서 기축통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금융시장을 보다 개방하지 않는다면 1990년대 일본 엔이 기축통화를 노리다 몰락한 사례를 따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지난달 30일 발표에서 위안이 포함된 통화 목록을 이달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하고 SDR 산출에서 위안의 가치를 반영하는 비율이 10.92%라고 설명했다. SDR은 IMF 회원국들이 유사시 IMF에서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며 일종의 특수 통화로 취급된다. SDR은 특정 통화들의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되고 기준이 되는 통화들은 일반적으로 기축 통화로 인정받는다. 이번에 위안이 인정받은 반영 비율은 달러와 유로에 이어 3번째로 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SDR 통화 목록 반영을 공식 발표하며 이번 사례가 "중국의 통화정책과 외환시장, 금융제도에 대한 개혁의 진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금융시장의 기반구조 개선과 금융시장 자유화 또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국 경제의 개방과 자유화 노력을 지적하며 "국제적인 통화와 금융체계를 강화하고 중국 경제의 성장과 중국 금융체계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 기관지 인민일보는 2일 보도에서 위안의 SDR 통화 목록 편입을 대대적으로 축하하고 "중국 경제 발전과 금융 개혁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안의 안정성과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고 이는 위안 국제화 개혁과정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도 같은 날 신문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 경제에 있어 하나의 상징적 사건" 이라며 "이는 위안 국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신문은 위안이 SDR 통화 목록 편입으로 국제적인 화폐로 인정받았다고 자평했다.
위안의 SDR 통화 목록 편입은 지난해 11월 IMF 집행이사회에서 결정됐으며 1999년 유로 편입 이후 SDR 체계의 가장 큰 변화로 꼽힌다. 중국은 이전에도 위안을 SDR 산출 기준에 편입하려고 노력했으나 지난 2010년에 실패한 이후 위안의 국제 거래량과 거래 지점을 늘리는 등 준비를 계속해왔다.
■자칫하면 '일본 실패' 반복할 수도
그러나 위안이 SDR 체계에 들어갔다고 해서 곧장 기축통화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30일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의 느린 금융시장 개방 속도가 위안 국제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위안을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더욱 접근하기 쉬운 금융시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1990년대 일본 엔의 실패를 그대로 따라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일본 엔의 인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폭발적인 일본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1991년 기준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8.5%를 차지할 만큼 높았다. 한때 달러의 자리를 위협했던 엔의 입지는 달러의 인기가 오르고 유로가 등장하면서 줄더니 지금은 세계 외환보유고 가운데 4%에 불과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달러는 각국 외환보유고 합계의 64%를 기록하며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축통화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컨설팅업체인 게이브칼드래고노믹스의 아서 크로버 상무이사는 위안이 기축통화가 되려면 엔의 실패를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핵심적인 교훈은 위안이 달러나 유로같은 대표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높은 개방성을 지닌 금융시장을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지속해야만 한다는 점이다"고 강조했다.
일본 금융시장은 엔이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경직된 모습이었지만 1980년대 전반에 이뤄진 자본시장 자유화 조치로 해외 투자자들과 접촉할 기회를 얻었다. 1996년 하시모토 류타로 전 일본 총리의 금융개혁 지시, 1998년 해외 직접투자 제한 및 해외 금융거래 제한 철폐 조치는 일본 금융시장의 개방성을 더욱 높여주었다. 그러나 시장은 1997년 불어 닥친 거품경제 붕괴와 함께 무너지고 말았다.
블룸버그는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성과 지속성면에서 여전히 불안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지금도 적격외국인투자자제도(RQFII)같은 제도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채권 등 중국 자본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다롄완다 그룹의 왕젠린 회장은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이 역대 최대수준"이라며 자산 거품을 우려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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