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사업부는 '분사 중'..."작은 조직으로 자생력 갖춰라"
2017.02.19 15:13
수정 : 2017.02.19 15:13기사원문
네이버와 카카오가 작은 규모의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덩치를 키운 터라, 사내 사업조직들도 빠른 의사결정과 차별적 서비스 시도에 속도를 붙여주기 위해 별도법인으로 분ㄹ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자회사가 외부 투자를 받기 쉽도록 몸집을 줄이려는 노력이 분사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시장 성장이 보이는 사업조직은 네이버나 카카오의 그늘에서 신속히 독립시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놓으면서 제3, 제4의 이해진 키즈, 김범수 키즈 육성 전략이 잇따른 분사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업조직 분사가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는 벤처기업 네이버컴으로 시작해 매출 4조, 영업이익 1조 이상을 기록하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 '스노우', '웹툰'으로 제2의 라인 성공사례 만든다
네이버는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적극적으로 사업조직을 분사시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대표적인 사례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다. 네이버는 '라인' 사업을 별도 자회사인 라인주식회사(옛 NHN재팬)를 통해 진행했다. '라인'의 성공으로 라인주식회사는 미국과 일본 증시시장 동시 상장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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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네이버의 분사는 계속되고 있다. 1월에는 네이버의 기술연구조직인 네이버랩스를 별도법인으로 독립시켰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두뇌들이 모인 법인으로 자율주행 기술, 인공지능 기술, 음성인식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오는 5월에는 네이버의 웹툰 및 웹소설 사업부였던 사내독립기업 웹툰&웹소설 CIC가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다. 법인명으로 네이버웹툰주식회사다.
■카카오도 AI조직 분사, 포도트리는 1250억원 외부 투자 유치
카카오도 분사에 적극적이다. 카카오는 최근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기로 하고 AI 연구조직을 분사하기로 했다. 카카오브레인이라는 이름의 이 법인은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될 AI 기술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표를 맡았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미래를 위해 AI 분야 연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김범수 의장이 직접 대표를 맡기로 했다"며 "김 의장이 직접 나설 만큼 AI 분야가 중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웹툰 사업부를 분사시켜 인수한 포도트리와 합병시켰다. 포도트리는 웹툰과 웹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사용자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기업가치만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투자회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12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NHN엔터도 페이코 사업부 독립 결정
NHN엔터테인먼트도 최근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 사업부문을 분리, 자회사로 독립시키로 했다. 자회사로 독립될 법인명을 NHN 페이코 주식회사로 오는 4월1일부로 설립된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페이코 사업부가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분리시키기로 했다"며 "향후 외부 투자 유치 등도 검토, NHN 페이코 주식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최근 IT기업들이 잇따라 사업부를 독립시키는 것은 본사에 기대지 말고 자체적으로 책임경영에 나서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급변하는 IT 생태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상장이나 외부 투자유치도 본사에서 받는 것보다 분리된 자회사가 받는 것이 더 수월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