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말 뒤집기… "동맹들 불안"

파이낸셜뉴스       2017.04.17 19:03   수정 : 2017.04.17 19:03기사원문
대선때 보여준 공약.발언 잇따라 뒤집으며 해석 분분
일부 현실정치 적응하며 생각과 다른 국정운영 경험지지율 만회위한 전략 판단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워싱턴 아웃사이더, 현실 정치 만나고 달라졌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보여줬던 공약 및 발언을 잇따라 뒤집으면서 이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온갖 현안을 두고 예고한 급격한 변화는 일단 대부분 현상 유지로 돌아섰다. 대선기간 비현실적이고 본능에 따라 즉흥적인 주장을 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 정치의 벽을 느끼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잇단 말바꾸기…이틀동안 5개 정책유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맹비난했던 미국 수출입은행,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 연방준비제도 등의 역할을 인정하며 이들에게 상당히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먼저 테러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쓸모없는 존재'라고 평가절하했던 그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NATO는 더 이상 쓸모없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사회 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는 시리아를 폭격하라고 지시했으며 '브로맨스'를 과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시리아 공습을 기점으로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목적에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며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비판했던 입장도 바꿨다. 이제 옐런을 좋아하며 그의 재임명도 고려한다는 것이다. 정부 보조금을 낭비한다며 폐지하겠다고 공언한 수출입은행에 대해서도 "사실상 좋은 것이며 수익을 내고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대선 기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중국이 미국을 망쳐놓고 있다'고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던 공약도 뒤집어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실정치 벽 높았다…주류 목소리 경청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냈던 워싱턴 정치 및 주류 국가안보.외교정책에 대해 이처럼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말바꾸기는 그가 전혀 몰랐던 사실을 배우고 현실 정치에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10분간 그의 얘기를 듣고나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며 "중국이 북한에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달랐다"고 말했다. 대선기간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데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던 것이 오판이었음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뉴스맥스 미디어 최고경영자(CEO)이자 트럼프의 측근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이에 대해 "트럼프가 국정을 운영하면서 대선 당시 발언들이 국정 운영에 잘 들어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는 잘 풀리지 않는 상황과 사람들을 정리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폭을 확대할 것이며 이것이 트럼프가 사업 및 엔터테인먼트에서 성공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실시된 대대적인 백악관 인사개편에서도 나타난다. 트럼프의 '오른팔'이자 극우 보수파였던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에서 밀려난 대신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 온건하며 목표 지향적 성향의 인물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바꾸기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덜 독단적이고 더 실용적인 접근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정책조정에 대해,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 자체의 독특한 성향과 전략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자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도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등 '끔찍한' 구상을 바꾸지 않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이 미국의 잠재적인 동맹까지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이런 일관된 패턴은 배신"이라는 표현도 썼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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