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서 사람은 뭘할까?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쟁탈전 가열
2017.05.08 16:05
수정 : 2017.05.08 16:38기사원문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산업의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차 안에서 사람은 뭘 해야할까?
운전하는 시간동안 사람들이 즐기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이 통합된 시스템) 산업이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특히 구글, 애플이 주도하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현대자동차는 물론 삼성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도 잇따라 뛰어들면서 시장 쟁탈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게다가 현재 음악 감상이나 음성통화, 빠른 길 안내 등에 머물러 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가 운전자 개인 맞춤형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기술도 AI와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에 있다. 이를테면 운전자 일정이나 취향에 맞춰 AI비서가 목적지 근처 식당을 예약하고, 주차장 내 빈자리를 안내해주는 형태다.
이와 관련, 향후 자율주행 기술과 차량공유 서비스가 확대·발전할수록 완성차 업계 패권은 ICT 업체가 쥐게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0년 전 세계 커넥티드 카 시장규모 1200억 달러
8일 현대경제연구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커넥티드 카 시장 규모는 2015년 263억 달러(약 29조7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200억 달러(약 135조6360억원) 규모로 연평균 35%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국내 커넥티드 카 시장 역시 5억 달러(약 5653억원)에서 23억 달러(약 2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게다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와 같이 커넥티드 카 두뇌격인 전장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선점효과가 높기 때문에 국내외 대형업체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뛰어들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 구글과 애플이 각각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무기로 주도해온 커넥티드 카 OS 분야에서 현대차가 독자개발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최근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고 자동차 전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이버, 차량용 AI비서 7월 출시…SKT-KT 등과 경쟁
특히 네이버가 오는 7월부터 차량공유(카셰어링) 업체 ‘그린카’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주목된다. 네이버랩스가 선보인 ‘IVI 플랫폼’은 차량 안에서 음악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와 길 찾기 같은 주행정보,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때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기능을 탑재, 운전자가 음성명령만 내리면 날씨, 일정, 음악 등을 검색해주는 게 강점이다. 즉 이미 많은 사람들이 PC와 스마트폰(모바일 기기)를 통해 누리고 있는 네이버 검색, 지도, 내비게이션 등 서비스를 차량 안에서 똑같이 즐기는 셈이다. 또 전방 주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오디오 중심 콘텐츠로 구성한 것도 네이버만의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다.
또 SK텔레콤과 KT 등도 최근 선보인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를 기반으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운전자가 집안 AI 비서(스마트 스피커)에게 음성명령을 내리면, 외부 차량의 시동을 켜고 냉·난방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 한 SW업체 관계자는 “최근 중국 알리바바나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상하이자동차와 도요타자동차 등과 손잡고 커넥티드 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상대적으로 독자개발 등에 치중했던 국내 기업들이 최근 커넥티드 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