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0번, 경제 39번..‘사람중심 경제’ 국가역할론 강조

파이낸셜뉴스       2017.11.01 17:22   수정 : 2017.11.01 22:02기사원문
文대통령 시정연설 키워드
문재인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문 주요 발언
경제·민생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 역할
‘사람중심 경제'는 우리와 후대를 위한 담대한 변화
안보·민생 여야 없어…여야정 국정협의체 운영 촉구
경제·사회 모든 영역서 불공정·특권 구조 바꿀 것
한반도서 사전동의 없는 군사행동 있을 수 없어
내년 지방선거때 개헌 국민투표 하는 것이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취임 이후 두 번째로 한 국회 시정연설의 핵심은 '국민'이었다. 무너진 국민의 삶을 일으켜세우기 위해 경제를 혁신하겠다고 약속했고, 국민 누구나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사회를 개혁하겠다고 공언했으며,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한반도 문제 해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운영은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 개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국회의 협조를 호소했다.

이는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대통령의 취임 당시 약속이 고스란히 담긴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가가 자신의 역할을 다할 때 국민은 희망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라며 국가가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가 팔을 걷어붙이겠다는 이른바 '국가역할론'이다.

■국민 70번이나 언급

이날 35분여간의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을 70번이나 언급했다. 내년도 예산안의 초점이 민생 회복에 맞춰져 있다는 메시지다. '국가'와 '정부' '나라'도 각각 25차례, 20차례, 14차례 입에 올렸다.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서도 드러나듯 '큰 정부' 기조를 강조한 것이다.

'경제'는 39번 언급하며 '사람중심 경제'로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특히 "'사람중심 경제'는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이고 모든 사람, 모든 기업이 공정한 기회와 규칙 속에서 경쟁하는 경제"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은 경제성장에 있어서도 국민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지점이다. 국민을 강조한 건 말뿐이 아니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취임식 당시 입었던 감색 양복을 입었다.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을 되새기기 위한 것이었다. 넥타이 역시 취임 당일 착용한 것과 동일한 색으로 골랐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심으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귀띔했다.

앞선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일자리'는 13번 거론됐고 새 정부의 상징인 '촛불'(2번)과 '개혁'(3번), '적폐청산'(1번)도 비중이 적었다. 특히 국정원, 검찰 등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을 언급하며 연설에선 '적폐청산'이라는 단어를 썼으나 프레젠테이션 화면에는 '개혁'이라고만 표기했다. 야당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국정철학 전반 다뤄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외교, 안보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국정철학 전반을 총망라한 연설을 펼쳤다. 지난 추경 시정연설 당시 경제 문제에 집중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취임 이후 지난 6개월간 정리한 정부의 정책방향을 분명히 하는 자리였다.

특히 외교안보 문제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정착 △한반도 비핵화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등 한반도 평화실현 5대 원칙을 재천명하며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했다. 지난 7월 베를린 구상의 핵심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앞에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일 수 없다"면서 여야 정치권을 향해 안보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조를 촉구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과 관련, "대통령인 나와 제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되겠다"고 밝히면서 사회개혁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개헌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IMF 당시 회고하며 감성터치

이번 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의 감성적 접근은 눈에 띄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를 회고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 게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사회 전반의 어려움을 되짚은 뒤 "국민은 피눈물 나는 세월을 견디고 버텨 위기를 극복해냈고, 국가 경제는 더 크게 성장했지만 외환위기가 바꿔놓은 사회경제구조는 국민의 삶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또 추경 시정연설 때와 마찬가지로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활용한 문 대통령은 머리를 감싸고 괴로워하는 사람 이미지 등을 담은 화면을 준비해 시각적 이해도를 높였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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