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강남 재건축 집값, ′설연휴′ 기점으로 잡힐까
파이낸셜뉴스
2018.01.28 12:23
수정 : 2018.01.28 12:23기사원문
정부가 재건축부담금 예상액을 공개하는 등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가운데 집값상승을 이끄는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강남 재건축시장에는 '매물 부족에 따른 거래절벽-호가 상승-매수자 대기' 상황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지난해에도 정부의 대책발표와 추석연휴가 맞물리면서 매물이 소폭 늘고 아파트값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 재건축단지에 대한 희소성이 높아진만큼 매물이 증가하더라도 가격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 재건축시장, '매물 품귀' 여전
28일 서울 송파구 중개업소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을 추진중인 송파구 장미 아파트 매물은 품귀 현상을 빚으며 몸값이 오르고 있다. 재건축부담금 발표가 난 이후에도 문의전화가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온다고 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오전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려놓은 부동산 매물을 보고 문의전화가 왔는데, 이미 잔금까지 낸 상황이라 매물이 나오면 다시 연락주겠다고 했다"면서 "매물이 나오기도 전에 호가가 1000만원~2000만원씩 오르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지만 이전 물건보다 가격이 더 더 오를 수 있다고 안내한다"고 했다.
아직 재건축 걸음마 단계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도 상황은 비슷하다.
M중개업소 대표는 "호가만 오르고 매물이 없는 거래절벽 상황이다. 동일한 매물을 두고 2~3명의 매수자가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면서 "전용면적127㎡가 최근 11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호가가 계속 높게 형성되다보니 동일면적으로 매물을 찾는 분들에게는 12억원정도를 생각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수억원에 달하는 정부의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예고에도 불구하고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이달만 21건이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용76㎡ 급매물은 18억원 후반대이며 19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토부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용면적은 지난해 12월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한달새 2억원 가까이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 부담금을 얼마정도 내야하는지 묻는 전화가 많긴 하다. 분명 매수자가 더 신중해질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부담금 때문에) 매수문의가 확 줄은 것은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부터는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는 장기보유자(10년 소유·5년 거주)의 매물까지 나온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도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전용84㎡는 34억원~35억원선이다.
■설 연휴 직후 매도자 우위 분위기 바뀔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설 연휴 직후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증가할 수 있고, 이로 인해 가격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0.43%를 기록해, 전주(0.53%)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하지만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한 장기 보유자 매물까지 나오는데다 여전히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중개업소 대표는 "지난해에는 8·2부동산 대책 발표와 추석연휴가 끝난 이후에 그나마 시장에 물건이 풀렸었다. 올해도 연휴가 분위기를 바꾸는 변곡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매도자의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가격이 빠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설 연휴에 이사철까지 겹치다보니 매물이 증가할수도 있다"면서 "재건축 단지마다 상황이 달라 가격변동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WM리서치부 부동산연구위원은 "설이라는 특수한 시기때문에 연휴 직후 매물이 나올수는 있지만 '강남 특수성'을 고려하면 (매물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매물이 늘어도 가격이 하락하는 등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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