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원가성 예금은 효자" 은행들 가입자 유치 전쟁
파이낸셜뉴스
2018.03.05 17:31
수정 : 2018.03.05 17:31기사원문
저축예금·수시입출금통장 등 0.1% 수준의 저금리 상품
은행은 많이 팔수록 '짭짤'
시중은행들의 저원가성 예금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저원가성예금은 요구불예금, 저축예금, 수시입출금 통장 등 0.1% 수준의 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자를 거의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이들은 통상 '핵심 예금'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4개 주요은행의 실적을 살펴보면 이들의 저원가성 예금은 전년대비 평균 8%가량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계 은행처럼 개인고객 시장에서 장악력이 약한 곳들은 시중은행의 15배에 달하는 금리를 지불하면서까지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5일 지난해 4대 주요 시중은행의 실적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저원가성예금은 111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9% 늘었다. 또 신한은행은 81조6810억원에서 89조4620억원으로 9.5%, 우리은행은 84조8200억원에서 93조2160억원으로 9.9% 증가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다른 은행보다 증가폭은 적지만 73조6000억원에서 77조4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저원가성 예금 증가는 수시로 돈을 넣고 뺄수있는 수시입출금 상품 가입수가 늘었다는 뜻이다. 이 상품은 주로 급여통장이나 각종 공과금과 카드, 통신 비용의 이체 통장으로 쓰인다. 언뜻 생각했을 때엔 현금의 드나듦이 심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려워보이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간으로 보면 일정금액 이상의 돈이 항상 확보되는 구조"라면서 "연말에는 기업들이 거액의 현금을 이 통장에 넣으면서 은행 실적에도 반영이 된다"고 설명했다.
저원가성 예금은 금리가 거의 제로에 가까워 은행 입장에서는 많이 팔수록 남는 상품이다. 은행의 수익성이 예대마진에서 결정되는 만큼 예금 금리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기 �문이다. 때문에 은행들이 직원들의 실적을 평가하는 KPI(핵심성과지표)에도 저원가성 예금 실적이 중요하게 반영된다. 일례로 저원가성 예금을 1억 유치하는 것과 정기예금을 1억 3000만원 유치하는 것은 같은 수준의 실적을 낸 것으로 본다.
■시중은행 대비 15배 높은 금리까지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는 동안 시장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은행들은 높은 금리를 제시해 고객을 유치한다. SC제일은행이 최근 출시해 히트를 친 마이줌 예금이 대표적인 예다. 마이줌 예금은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최고 연 1.5%(세전) 금리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출시 4개월만인 지난달 23일 수신잔액이 2조를 넘었다.
엄밀히 말해 이 상품은 다른 은행보다 15배나 높은 금리를 제공한 탓에 저원가성 예금으로 보긴 힘들다. 실제로 4대 주요은행 중에서는 이처럼 높은 금리의 수시입출금예금을 취급하는 곳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수시입출금통장(저원가성 예금)의 경우 소위 주요은행이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가 많아 고금리를 제공하며 고객을 유치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거래를 시작한 고객이 결국 다른 상품에도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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