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서울공연 제안한 김정은, 南기자단에 공연 취재제한 사과한 김영철

파이낸셜뉴스       2018.04.02 17:17   수정 : 2018.04.02 21:04기사원문
北 평양공연 파격 행보
화해·대화 분위기 띄워



【 평양=평양공연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남북 문화교류를 제안하고,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선전부장은 남측 기자들의 평양공연 취재 제한에 사과하는 등 북측이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이 화해.대화 분위기를 띄우고 있어 과거와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가을 서울공연 제안

김 위원장은 13년 만인 1일 남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장을 깜짝 방문하고 북측 예술단의 가을 서울공연을 제안했다.

북측 최고지도자가 남측 문화행사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어서 향후 남북문화교류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측예술단 출연진과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며 "남측이 '봄이 온다'라는 공연을 했으니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북측 예술단(삼지연관연악단)의 합동공연을 봤는데, 평양 단독공연이라도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일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북측 예술단 공연 관람과 관련, 인지상정이라고 표현한 것은 남북 화해와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남측 기자단 취재제한 사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남측 기자들과 사상 첫 간담회를 열고 예술단 평양공연 취재활동 협조 미비에 대한 경위를 청취하고 사과했다.

김 부위원장은 2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평양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했는데 기자분들이 취재활동에 많은 제한을 받아 불편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북측 당국을 대표해서 이런 일이 잘못됐다는 것을 사죄라고 할까,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자단은 북측이 공연시간을 두차례 변경하는 동안 공연관련 정보나 김정은 위원장의 참가 소식을 듣지 못해 배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남측에서 기자를 북에 초청한 것은 우리가 자유로운 취재활동과 촬영을 지원할 의무가 있다"며 "어제 행사는 우리 국무위원장(김정은 위원장)을 모신 특별한 행사여서 국무위원장의 신변을 지키는 분들과 공연 조직하는 분들의 협동이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이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만나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 같은 북측의 행보에 대해 미국도 기대감을 보이며,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의도를 더 깊이 이해하길 바라고 있다.


마크 내퍼 미국 주한미국대사 대리는 2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클럽이 '북핵.미사일 문제와 미국 정부의 대응'을 주제로 개최한 긴급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의 대외적 행보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내퍼 대사 대리는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갔고, 평양에서 IOC 위원장과 남측 예술단원을 만났다"며 "이 중 1년에 하나라도 나타나도 큰일인데, 이런 일이 일주일 새 나타난 것은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이 외부세계에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의 의도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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