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리스크' 요동치는 상품시장..석유,금,알루미늄 급등

파이낸셜뉴스       2018.04.12 15:23   수정 : 2018.04.12 15:23기사원문

불안한 중동 정세가 원자재, 국제 상품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제재, 시리아 화학무기 경고가 상품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유가는 3년여만에 최고치로 올라섰고, 알루미늄 가격은 10% 급등했다.

상품 가격 상승은 생산비 상승, 물가 상승을 재촉한다는 점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 3년여만에 최고

11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국제유가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이 런던시장에서 전일비 배럴당 0.96달러(1.4%) 오른 72달러에 거래됐다. 장 초반에는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인 73.0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뉴욕시장에서 배럴당 1.31달러(2%) 뛴 66.70달러에 마감해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상승, 특히 오전장 상승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가 주된 배경이 됐다.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가 각을 세우는 가운데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러시아에 경고하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높아졌다.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면서 미국이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뒤 미국과 러시아간 긴장이 고조됐다.

레바논 주재 러시아 대사가 미국이 공격에 나서면 러시아군이 미 미사일을 중간에 요격하고, 미사일 발사 원점 역시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다시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캐피털의 창립 파트너인 유명 석유 애널리스트 존 킬더프는 WTI가 7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면서 오전장 상승세는 오로지 트럼프의 트윗 여파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대통령의 발언 의미를 해석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시리아에서 군사행동에 나서면 시리아만을 목표로 할지, 아니면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3위 산유국 이란까지 목표로 삼을지가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유가는 시리아 긴장에 더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향해 쏜 탄도미사일 3발 이상을 요격했다고 발표하면서 더 뛰었다.

날개 단 알루미늄 가격, 10% 급등

6일 미 재무부의 러시아 경제 추가 제재는 알루미늄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트럼프 효과인 셈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은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이자, 세계 주요 생산업체인 루살에 대한 제재로 6일 이후 10% 넘게 급등했다. 알루미늄은 자동차부터 항공기, 음료수 캔, 약품 포장 등 소비재부터 산업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기초 소재여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 생산비용을 높여 물가를 들썩이게 할 수 있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루살은 전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7%를 차지한다. 루살은 지난해 100억달러에 육박한 전체 매출 가운데 약 15%를 미국에서 거둬들였다.

그러나 이번 제재로 미국인들이나 미국 기업, 또는 미국내 사업장 등이 있는 외국업체들 역시 루살과 거래가 금지된다.

거래금지는 루살로서는 2위 시장을 잃는 것이 되지만 미국 관련 기업들로서는 공급원이 갑자기 사라지는 충격을 겪게 됐다. 당장 대체 공급원을 찾아 나서야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어서 공급 감소 우려가 알루미늄 가격을 치솟게 하고 있다. 일시적인 알루미늄 가격 상승은 기업이 자체적으로 흡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상승세가 지속되면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물리기로 한 터라 미국내 알루미늄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파르게 됐다.
BMO 캐피털마켓츠의 금속 부문 책임자 콜린 해밀턴은 블룸버그통신에 루살이 세계 주요 알루미늄 생산업체인데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재고의 3분의1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루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전자산 금 역시 중동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승세를 탔다. 뉴욕시장에서 금 6월 인도분은 전일비 온스당 14.10달러(1.1%) 뛴 1360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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