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동차 수입 관세인하 최대 수혜국은 '美 아닌 獨'
파이낸셜뉴스
2018.05.23 17:24
수정 : 2018.05.23 17:24기사원문
中, 美압력에 7월부터 내려 수입차 가격 경쟁력 강화로 마진 대폭 확대 中특수 기대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중국이 시장 개방 확대와 무역흑자 축소 노력의 일환으로 수입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인하한다고 결정하면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중국 특수 기대감이 일고 있다.
중국은 22일 오는 7월 1일부터 현재 20~25%인 수입 완성차 관세율을 15%로 내리고 8~25%였던 자동차 부품 관세율은 6%로 통일한다고 발표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판매 시장인 중국에 진출, 이미 현지 업체들과 제휴해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중국에서 400만대 넘는 자동차를 팔았고 포드도 119만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의 완성차 수입 물량은 연간 120만대로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여기에 관세 인하로 수입차 가격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마진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가는 강세를 나타냈다. 유럽 증시의 스톡스(Stoxx)600 자동차 및 부품지수는 1% 넘게 상승했고 독일의 BMW, 포르셰, 다임러 주가도 큰 폭 올랐다. 미국의 포드와 GM 주가도 전진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하락 마감했지만 초반에는 1.2% 상승했다. 포드의 대변인은 이날 CNBC 방송에 "중국의 자동차 수입관세 인하 발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위르겐 파이퍼의 분석가 뱅크하우스 메츨러는 블룸버그에 보낸 e메일 코멘트에서 중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를 가리켜 "물론 좋은 뉴스"라고 평가하며 관세 인하의 영향은 수입 물량 보다는 가격과 마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메츨러는 BMW와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관세 인하로 절약되는 비용의 70%를 판매 가격 인하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돌려준다고 가정하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수입 자동차의 마진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자동차 수입 관세 인하 결정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2차 무역대화의 후속 조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관세 인하의 최대 수혜자는 미국 업체들이 아닌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자동차업체들이 중국에 수출한 링컨과 지프 등 전통 적 모델의 자동차는 모두 합쳐 10만대를 넘지 않는다. 업체 별로는 포드가 약 7만4000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그중 대부분은 프리미엄 브랜드인 링컨이다. GM의 2017년 중국 수출은 2600대를 밑돈다. GM은 이미 캐딜락 등 고급 브랜드도 중국에서 현지 생산 중이다. 포드도 조만간 중국에서 링컨 브랜드를 생산할 계획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케빈 타이난은 미국 업체들은 25%의 높은 수입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이미 중국에 생산 공장과 딜러망을 대거 구축했기 때문에 이번 수입 관세 인하 혜택을 크게 누리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독일 BMW나 일본 도요타의 대(對) 중국 수출량은 포드보다 거의 3배나 많다.
jdsmh@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